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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사로� 원정
Morgan Rice


마법사� 링 #1
“음모, 대항책, 미스터리, 용맹한 기사들, 실연� 아픔이 가득한 사랑� 결실, 기만, 배신 등 마법사� 링은 즉각적인 흥행요소를 고루 갖� 소설이다. 읽는 내내 즐거움이 가득�고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� 매료된다. 판타지 소설 애독자라면 �구 소장도서로 추천한다. ” --도서 및 �화 평론, 로버트 메토스. 무려 500 여명 이상이 인정한 별 5개 비평, 아마존 베스트 셀러 1위.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�모건 라이스’ 작가� 눈부신 판타지 연작소설 데뷔작. �전사로� 원정(마법사� 링 시리즈 제 1권) ’은 링 대륙� 외각에 위�한 작은 마을에 거주�는 열 네 살 특별한 소년� 장대한 성장기를 담고 있다. 4�제 중 막내지만 아버지� 총애를 가장 못 받고 �제들에게도 미움을 받는 토르그린은 자신이 �제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. 그� 꿈은 왕� 부대에 합�해 용맹한 전사가 �어 캐니언 �곡 저편에 있는 �많은 생명체들로부터 링 대륙을 지키는 것이다. 징병 지원 연령이 된 토르그린은 아버지� �대로 왕� 부대에 지원�지 못�게 �자 이를 �긍�지 못�고 굳게 마음을 먹고 홀로 왕실로 향한다. 그러� 정작 왕실 내부는 가족사와 권력투쟁, 야심, 질투, 폭력, 배신이 만연�다. 맥길 왕은 여러 자식 중에서 자신� 뒤를 이을 후계자를 선택해야 했고, 왕가를 지탱�는 모든 �이 깃든 고대 왕실� 검 �한 다른 이� 손길을 거부한 채 선택된 자� 당도만을 기다리고 있다. 토르그린은 모두� �상을 깨고 대결을 인정받아 왕� 부대에 합�한다. 토르그린은 자신에게서 정체 모를 신비한 �을 감지한다. 바로 그에게 내려진 특별한 능력이자 운명을. 모든 역경에도 불구�고 그는 공주와 사랑에 빠지고, 그렇게 금지된 관계가 꽃을 피워갈�록 깨닫게 �는 건 강력한 훼방꾼들� 존재이다. 왕� 마법사는 자신이 가진 신비한 능력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고군분투�는 토르그린을 안전�게 보�해주며 그에게 아주 먼 곳, 캐니언 너머에, 더 멀리 용� 터전 너머에 있는 그� 어머니에 대해 알려준다. 그토록 갈망�� 전사가 �기 위해서는 �드시 모든 훈련을 완�해야 한다. 그러� 왕족� 음모와 이에 맞선 계책, 토르그린� 사랑을 위��고 그를 비롯해 왕국까지 무너뜨리려는 세력들� 중심에 놓여진 자신을 발견한 토르그린은 보다 빨리 전사로 거듭�는 방법을 터득한다. �전사로� 원정’은 정교�게 설정된 배경과 등장인물을 축으로 우정과 사랑, 경쟁자와 구�자, 전사와 용, 음모와 정�적 권모술�, 성장, 실연, 기만, 야망 그리고 배신을 다루는 장편 서사소설이며 명�와 용기, 숙명과 운명, 마법� 이야기를 담고 있다. �전사로� 원정’은 연령과 성별에 구분 없이 누구에게� �원히 뇌리에 각인될만한 판타지 세계로 우리를 안내�며, 총 82,000자로 구성됐다. �재 2권~14권까지 구독 가능! “미스터리, 음모와 같은 요소들을 스토리라인에 � 엮어낸 기백이 ��는 판타지 소설. �전사로� 원정’은 성장�고 성숙�고, 우�해지도록 이끌어주는 용기� 고무와 삶� 목적에 대한 자각을 주제로 다룬다… 풍부한 내용� 판타지 모�과 주인공, 장�, 액�을 추구�는 독자라면 꿈꾸는 어린 소년에서 생존을 위해 �갖 어려움을 직면�는 젊은 남성으로� 진화를 다룬 토르� 이야기 속에서 이 모든 것을 발견할 � 있다… 젊은 남성� 서사를 다룬 연작 소설� 서막. ” --미드웨스트 도서 비평 (D. 도노�, 전자 책 비평가) “라이스 작가� 매력적인 판타지 장편 서사소설 는 해당 장르가 가진 고전적인 특성, 고대 스코틀랜드와 그 역사에서 �감을 얻은 강렬한 배경, 왕실� 음모를 감각적으로 � 배�했다. ” __커커스 리뷰







전사로� 원정



(마법사� 링 연작소설 제 1권)



모건 라이스


모건 라이스 작가소개



모건 라이스는 최고� 베스트셀러 작가로, 젊은 성인 이야기를 다룬 11권� 연작소설 �뱀파이어 저널(미완),’ 연작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2권� 스릴러 종말물 �생존 3부작(미완),’ 판타지 연작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위, �마법사� �지(미완)’ 13권을 집필했다.



모건 작가� 소설은 �디� 북과 인쇄 본으로 출판됐고, 독일어, 불어, 이태리어. 스�인어, 포르투갈어, 일본어, 중국어, 스웨덴어, 네덜란드어, 터키어, 헝가리어, 체코어, 슬로바키아어로 번역됐다. (이 외 언어 번역본 출판�정)



모건 작가는 독자 여러분� �견을 기다립니다. www.morganricebooks.com (http://www.morganricebooks.com)로 방문�셔서 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무료 소설, 증정품, 무료 앱 다운로드� �택과 최신 단독 소식을 제공받으실 � 있으며 �이스 북과 트위터를 통한 작가와� 소통이 가능합니다!


모건 라이스 작가에 보내는 찬사



“마법사� �지는 음모, 대항책, 미스터리, 용맹한 기사들, 실연� 아픔이 가득한 사랑� 결실, 기만, 배신 등 즉각적인 흥행요소를 고루 갖췄다. 읽는 내내 즐거움이 가득�고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� 매료된다. 판타지 소설 애독자라면 �구 소장도서로 추천한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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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라이스 작가는 배경 설정에 있어 단순한 화법을 뛰어�는 훌륭한 설명을 통해 소설� 시작부터 독자를 사로잡는다. � 쓴 소설이며 순식간에 다 읽게 된다.”

--블랙 라군 리뷰 (�일변’ 평론)



“어린 독자들에게 이상적인 소설. 모건 라이스 작가는 우여곡절을 훌륭�게 엮어냈다. 신선�고 독특. 연작 소설은 한 소녀......아주 특별한 한 소녀� 이야기를 다룬다. 매우 빠른 속도로 쉽게 읽힌다. 전 연령 구독 가능.”

--더 로맨스 리뷰 (�일변’ 평론)



“첫 장부터 몰입�어 마지막 장까지 손을 놓지 않�다. 서론부터 액�이 가득한 빠른 전개를 자랑�는 감탄할만한 모� 소설이다. 지루한 부분을 찾아볼 � 없다.”

--파라노말 로맨스 길드(�일변’ 평론)



“액�, 로맨스, 모�, 긴장으로 꽉 찬 소설. 책을 손에 쥐고 다시 한번 사랑에 빠져라.”

--vampirebooksite.com (�일변’ 평론)



“최고� 구성, 밤에 읽으면 멈추질 못해 큰일�는 그런 책. 극적인 결말 덕에 손에 땀을 쥐고 다음 내용이 궁금해져 바로 다음 책을 구매�고 싶게 만든다. ”

--더 달라스 이그재미너 (�사랑’ 평론)



“’트와일라잇’과 �뱀파이어 다이어리’에 버금가는 책이자 독자로 �여금 마지막 장까지 계속해서 읽고 싶게 만든다. 모�, 사랑, 뱀파이어에 열광한다며 이 소설이 제격이다.”

--Vampirebooksite.com (�일변’ 평론)



“모건 라이스 작가는 다시 한번 그녀� 뛰어난 작가적 재능을 보여줬다……이 소설은 뱀파이어와 판타지 장르를 좋아�는 어린 독자를 포함해 다양한 독자층을 아우를 것이다. �상�도 못�게 손에 땀을 쥐게 �는 결말 덕에 독자는 충격에 빠질 것이다.”

--더 로맨스 리뷰 (�사랑’ 평론)


모건 라이스 저서



마법사� 링 연작소설

전사로� 원정 (제1권)

왕들� 행군 (제 2권)

мљ©мќ? м€™лЄ… (м њ 3к¶Њ)

лЄ…м?€мќ? л€€л¬ј (м њ4к¶Њ)

�광� 맹세 (제5권)

용맹� 충전 (제6권)

кІЂмќ? мќ?м‹ќ (м њ7к¶Њ)

�여된 무기 (제8권)

주술에 사로잡힌 �� (제9권)

방패� 바다 (제10권)

강철 집권 (제11권)

화마에 갇힌 땅 (제 12권)

여왕들� 규칙 (제13권)



생존 3부작 연작소설

м•„л €л‚? м›ђ: мЉ¬л €мќґлІ„м„њл„€мЉ¤(м њ1к¶Њ)

아레� 투(제2권)



뱀파이어 저널 연작소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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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 (제2권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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мљ•л§ќ (м њ5к¶Њ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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맹세 (제7권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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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건 라이스 저서 지금 바로 다운받기!












(http://www.amazon.com/Quest-Heroes-Book-Sorcerers-Ring/dp/B00F9VJRXG/ref=la_B004KYW5SW_1_13_title_0_main?s=books&ie=UTF8&qid=1379619328&sr=1-13)

�마법사� 링’ 연작소설 �디� 북으로 감상�기



이용 가능 사이트: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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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udible (http://www.audible.com/pd/Sci-Fi-Fantasy/A-Quest-of-Heroes-Audiobook/B00F9DZV3Y/ref=sr_1_3?qid=1379619215&sr=1-3)

iTunes (https://itunes.apple.com/us/audiobook/quest-heroes-book-1-in-sorcerers/id710447409)


저작권 © 2012 모건 라이스



본 전자 책은 저작권법에 ��여 보�를 받는 저작물입니다. 1976년 미국 저작권법 규정에 따라 허용 된 경우를 제외�고는 이 문서� 어떠한 부분에 대해서도 무단복제와 무단전제가 금지�며 데이터베이스 �는 검색 시스템에 저장�거� 저자� 사전 허가 없이 사용할 � 없습니다.



본 전자 책은 개인 소장용입니다. 재판매� 무단배포는 금지됩니다. 다른 사람과 책을 공유�고자 �는 경우 각각� 추가 복사물을 구매�십시�. 직접 구매�지 않�거� 개인 소장용이 아닌 책은 ��해주시기 바라며 개인 소장용을 구입�십시�. 저자� 노력을 존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.



본 소설은 허구� 이야기입니다. 이름, 등장인물, 사업, 기관 명, 장소 명, 이벤트, 사건 등은 모두 작가� 상상력이 빚어낸 산물이자 지어낸 이야기입니다. 모든 이름과 생존 및 죽음에 대한 유사한 상황은 전적으로 우연입니다.



Shutterstock.com.� 허가 아� 사용된 표지 이미지 저작권 RazoomGame 소유.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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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 1장 (#u8b3112a4-00bc-5fb1-b5c4-372076c6c2e0)

제 2장 (#u355c5483-a9e6-5caf-8a44-07d15dbd4cae)

제 3장 (#ud5663ae3-9bb8-4b3b-90d5-b4822d13f8c8)

제 4장 (#u881d61a6-29cf-4757-a747-368d0558f65f)

제 5장 (#u753192ac-21de-5624-8c7d-a3fb6c498d16)

제 6장 (#u4de6a46e-237b-548c-914d-1e4f5a369bf2)

제 7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8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9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10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11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12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13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14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15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16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17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18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19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20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21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22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23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24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25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26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27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28장 (#litres_trial_promo)



“왕관을 쓴 머리는 편안히 쉴 � 없다.”



—윌리엄 셰익스피어

헨리 4세, 2부 中에서




제 1장


소년은 링 대륙� 서부왕국에서 지대가 낮은 고장� 가장 높은 언덕에 �라 북쪽에서 트는 동을 바라봤다. 보이는 곳마다 구불구불한 푸른 언덕이 펼쳐졌고 일련� 골짜기와 봉우리가 마� 낙타� 등�럼 울퉁불퉁 이어졌다. 첫 태양� 타�르는 주홍 빛 서광은 아침 안개 속에 머물며 �짝�짝 빛났고 그 빛은 마법이 실린 듯 소년� 감정을 대변�고 있었다. 아버지� 노여움을 살걸 뻔히 알면서도 ���럼 일찍 일어� 이렇게까지 멀리, � 높이 언덕을 �른 일은 손으로 꼽을 정도�다. 그러� ��만은 상관없었다. ��만은 14년간 적용된 �많은 규칙과 집안일에서 벗어�기로 마음먹었다. 특별한 날이었다. ��은 소년에게 운명이 찾아�는 날이었다.

서부 왕국� 남부 주에 터를 잡은 맥클리�드 일가� 토르그린은 단순히 토르라고 불리는걸 좋아�며 4�제 중 막내지만 아버지� 총애를 가장 못 받�다. 그는 ��에 대한 기대감에 뜬눈으로 밤을 셌다. 계속해서 몸을 뒤척이며 충�된 눈으로 첫 태양이 솟아�르길 기다렸다. ��은 몇 년에 한번 �까 말까 한 날이었다. 이런 날을 놓�면 결국 마을에 고립돼 평생 아버지� 양떼� 돌보며 남을 생을 보내는 불행한 운명을 마주할게 뻔했다. 상상만으로도 견딜 � 없었다.

징병 선출일. ��은 왕� 군대가 각 주를 돌며 왕� 부대 지원자를 엄선�는 날이었다. 토르가 한평생 꿈꿔� 일이었다. 그에게 삶� 이유는 최상� 갑�을 입고 엄선된 무기를 소지�는 왕� 최정� 전사, 실버가 �는 것이었다. 그러� 그 누구도 14세부터 19세로 구성된 왕� 부대에 먼저 가입�지 않고서는 실버가 될 � 없었다. 게다가 귀족 외 출신이거� 명망 높은 전사� 자식이 아니라면 왕� 부대에 지원할 �조차 없었다.

단, 몇 년에 한번 시행�는 징병제에는 �외가 적용됐다. 왕� 부대에 부족한 인원을 충원�기 위해 실버부대가 �서 � 지방을 샅샅이 뒤졌다. 모두가 알다시피 극소�� 서민만이 선출됐으며 이들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이 왕� 부대에 최종적으로 합�했다.

토르는 кіЁл??н•?кІЊ 시야를 м‚ґн”јл©° лЄЁл“  м›Ђм§Ѓмћ„мќ„ 주시했다. 실버부대가 마을에 진입н•?кё° мњ„н•ґ к±°міђм•ј н•?лЉ” кёёлЄ©мќ„ мћ? м•Њкі  мћ€м—€кі  к·ё 누구보다 가장 лЁјм Ђ 실버부대를 ліґкі  싶었다. 양떼들이 그를 м—ђм›Њм‹ёкі  лЄ©мІ­к»Џ мљём–ґлЊЂл©° лЌ” мў‹мќЂ 목초지인 м‚° м•„лћ?лЎњ 다시 л‚ґл ¤к°Ђмћђкі  조르고 мћ€м—€м§Ђл§Њ 토르는 к·ё м†ЊмќЊкіј 악취를 л–Ём№?кё° мњ„н•ґ 노력했다. 집중이 н•„мљ”н•њ 순간이었다.

지금까지 양떼� 돌보고 아버지와 �제들� �인 노릇을 �며 가장 �대 받으면서도 제일 큰 짐 덩어리로 여겨졌� 삶을 견디게 해준 건 바로 언젠가는 이곳을 떠날 거라는 다짐 덕분이었다. 그 언젠가, 실버부대가 이곳에 당도�면 지금까지 그를 �찮게 여겼� 모든 이들이 놀라게끔 보란 듯이 선출�리라 다짐했다. 신속�게 실버부대� 마차에 �라 그 동안� 삶에 작별을 고�는 것이다.

토르� 아버지는 단 한번도 심각�게 토르가 왕� 부대에 지원할 �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. 사실 토르가 무언가에 지원할 자격도 갖추지 않�다고 생각했다. �히려 토르� 아버지는 토르 외� 세 명� 자식에게 모든 애정과 관심을 쏟�다. 열 아홉 첫째 밑으로 줄줄이 연년생인 �제 셋에 토르만 이들과 세 살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. 아마도 세 �제� �이대가 비슷한 연유에서든지 토르와는 �저�게 대비�는 서로 닮은 생김새 때문이라� 지, 이 셋은 서로 붙어 다니며 토르� 존재조차 무시했다.

애석�게도 이들은 토르보다 키와 체격이 크고 �이 세서, 작지 않은 체구� 토르지만 이들 �에선 작아지고, 튼실한 그� 허벅지도 �제들� 참�무 통 같은 허벅지와 비교�면 비실해 보�다. 토르� 아버지는 이에 대해 아무런 조�도 취�지 않�다. �히려 �머지 �제들이 훈련을 �는 동안 토르에게는 양떼를 돌보게 �고 무기를 손질�게 �며 이런 상황을 즐기는 듯 했다. 아무도 언급�진 않�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. 토르는 한평생 �제들�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다 결국엔 그들이 성취�는 업적을 지켜만 보게 될 것을. 아버지와 �제들� 생각대로라면 마을에 꼼짝없이 갇� 가족들� 요구사항에 따라 잡일이� �는 것이 바로 토르� 운명이었다.

불행히도 토르� �제들은 역설적으로 토르에게 위�을 느꼈고 토르도 이를 감지했다. �제들� 모든 시선에서, 몸짓에서 느껴졌다. 왜인지 알 �는 없었으� �제들은 토르에게 두려움 �은 질투심 같은 감정을 품고 있었다. 어쩌면 토르� 생김새� 말투가 �제들과 판이�게 달랐기 때문일 �도 있었다. 차림새마저 뚜렷이 차이 났다. 아버지는 토르를 제외한 자식들에게 보라색과 진홍색� 최고급 외투와 금으로 도금된 무기를 마련해준 �면 토르에게는 조잡한 넝마만 쥐어줬을 뿐이었다.

그럼에도 토르는 가진 �가지를 최대한 � 활용했다. 허리부분에 장식 띠를 달아 긴 코트를 묶었고 여름이 다가�자 소매 부분을 �라 양 팔에 통풍이 � �도록 손질했다. 그가 걸친 셔츠는 거친 마직 단벌바지와 � 어울렸고 �편없는 가죽 부츠는 그� 정강이까지 덮어줬다. �제들� 가죽신에 비�면 토르� 부츠는 가죽이라고 말할 �도 없었지만 그런대로 � 어울렸다. 전�적인 목동� �차림이었다.

그러� 토르� 품행은 목동과 거리가 멀었다. 늠름한 자세와 자신만만해 보이는 �관, 기품이 ��는 턱과 잿빛 눈동자가 마� 이주한 전사� 모습을 닮아있었다. 곧게 뻗은 갈색 머리는 귀 뒤로 구불거리며 �렀고 머리카락 밑으로 �짝이는 두 눈은 마� 불빛 아� 빛을 뽐내는 잉어 같�다.

징병 참석조차 허락 받지 못한 토르와 달리 �머지 �제들은 아침까지 늦잠을 자고 푸짐한 아침 식사를 마친 뒤, 아버지� 응원 속에 최고� 무기를 갖추고 징병에 지원할 �정이었다. 일전에 이에 대해 아버지� 문제를 제기했지만 결과는 �참했다. 토르� 아버지는 일언지�에 대화를 끝냈고 토르도 다신 언급�지 못했다. 너무 불공평했다.

토르는 더 이상 아버지� 뜻대로 살지 않기로 굳게 마음먹었다. 저 멀리서 왕실� 마차가 보이기 시작�면 집으로 곧장 달려가 아버지에 맞서 좋든 싫든 실버� 눈에 들도록 최선을 다 할 계획이었다. �머지 �제들과 마찬가지로 징병에 보란 듯이 지원할 생각이었다. 그럼 더 이상 아버지도 막을 � 없을 게 분명했다. 생각만으로도 떨리지 않을 � 없었다.

첫 번째 태양이 ��높이 떠�라 이제 막 떠�르는 두 번째 태양� 초록빛과 어우러져 ��이 보랏빛으로 물들었다. 그 무렵 토르� 눈에 왕실� 마차가 들어왔다.

꼿꼿이 선 몸과 곤두선 머리카락에 짜릿함이 전해졌다. 저 멀리 �평선 너머로 말들이 이끄는 마차� 희미한 윤곽이 보�다. 마차� 바퀴가 공중으로 흙먼지를 일으켰다. 그 뒤로 연이어 �는 마차가 보일 때마다 토르� 심장은 더욱 빨리 뛰었다. 두 개� 태양 아� 어슴푸레 빛�는 황금빛 마차 행렬은 마� 물위로 뛰어�른 물고기� 은빛 등�럼 보�다.

마차를 열 두 대까지 셌을 무렵 더 이상 가만히 있을 �가 없었다. 심장은 쿵쾅거리며 요동쳤고 난생 �음으로 양떼를 방��고 뒤돌아 �어질 듯 언덕 아�로 향했다. 자신� 진정한 가�를 알아 줄 때까지 그 무엇도 자신을 막지 못�리라 다짐했다.

*

언덕 아�로 질주�며 가까스로 멈춰 숨을 쉬었고, �무 사이를 가르다 �뭇가지에 여러 번 긁�지만 전� 문제될게 없었다. 숲 속 빈 터에 도달했을 때 시야에 들어� 마을은 백토로 지은 단층 집 초가지붕이 �밀조밀 모여있는 고요한 곳이었다. 일찍부터 아침식사를 준비�는 마을 사람들� 굴뚝에선 연기가 피어 �랐다. 지극히 전원적인 마을이었다. 왕국에서도 �루 종일 마차를 타야 � � 있는 곳이었고 너무 외진 곳이라 지�가는 사람도 없었다. 그저 링 대륙 변두리에 위�한 농촌이었고 고작해야 서부 왕국에 속한 일개 작은 마을일 뿐이었다.

토르는 마을 광장을 향해 박차를 가했고 그� 뒤로 흙먼지가 일어났다. 놀란 닭들과 마을 개들은 달리는 토르를 비켜섰고, 마당� 끓는 가마솥 앞에 쪼그리고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본 늙은 아낙이 토르를 다그쳤다.

“천천히 가, �!”

아궁이에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가는 토르를 향해 늙은 아낙은 소리쳤다.

그러� 토르는 그 누구를 위해서도 멈출 생각이 없었다. 집에 당도할 때까지 익숙한 그 길을 이리저리 돌아, 뛰고 � 뛰었다.

м—¬лЉђ 집과 마찬가지로 토르네 집도 별다른 장식 м—†мќґ м•™мѓЃн•њ 초가 지붕을 м–№мќЂ л°±н† мќ? л‹Ёмёµ 주택이었다. 남들мІ?лџј л°© н•?л‚?를 л‚?л€ , м•„лІ„м§ЂлЉ” н•њмЄЅ лІЅл©ґм—ђм„њ, л‚?лЁём§Ђ м„ё мћђм‹ќмќЂ л°?лЊЂмЄЅ лІЅл©ґм—ђм„њ мћ мќ„ 잤다. 다만 남들과 다른 кІЊ 있다면, 토르는 н?•м њл“¤кіј м•„лІ„м§Ђм—ђкІЊ л°Ђл ¤л‚? 집 л’¤нЋём—ђ 마련된 мћ‘мќЂ 닭장에서 мћ мќ„ 잔다는 것이었다. мІ?мќЊм—ђлЉ” 토르도 н?•м њл“¤кіј н•Ёк»? л°©м—ђм„њ мћ мќ„ 잤다. к·ёлџ¬л‚? м„ём›”мќґ нќ?лџ¬ 이들мќ? мІґкІ©мќґ 커지자 자기네끼리 лЌ”мљ± л??л?? л­‰міђ 토르를 кґґлЎ­н?”кі , лЌ” мќґмѓЃ н•Ёк»? мћ? м€? мћ€лЉ” м—¬мњ кіµк°„мќґ 없다고 주장했다. л‹№м‹њ 토르는 нЃ¬кІЊ 상심했지만 к·ёл‚?마 мќґм њлЉ” мћђм‹ л§Њмќ? кіµк°„мќґ 주어진 кІѓм—ђ л§ЊмЎ±н–€кі  к°ЂлЉҐн•њ н•њ м•„лІ„м§Ђм™Ђ н?•м њл“¤лЎњл¶Ђн„° л–Ём–ґм ё 지냈다. мќґлЇё м•Њкі  мћ€лЉ” 사실이었음에도 мќґлџ¬н•њ кІ°м •мќЂ 집안에서 토르가 к°ЂмЎ±мњјлЎњ мќём •л°›м§Ђ 못한다는 사실을 н•њлІ€ лЌ” 확인시켜줬다.

토르는 대문으로 달려들어갔다.

“아버지!”

벅찬 숨을 멈추며 소리쳤다.

“실버! 그들이 �고 있어요!”

아버지와 세 �제는 제일 좋은 �을 갖춰 입고 아침 식사자리에 앉아있었다. 토르� 말에 이들은 벌떡 일어났다. 이내 어깨를 부딪히며 토르를 지�쳐 쏜살같이 대문 밖 길가로 뛰어�갔다.

토르도 곧장 이들을 따라 �갔다. 모두가 �평선을 바라보�다.

“아무도 없는데.”

첫째 드레이크가 굵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. 가장 떡 벌어진 어깨, 다른 �제들과 같은 짧은 머리에 갈색 눈동자, 얇고 못마땅해 보이는 입술을 가진 그가 여느 때�럼 토르를 노려보�다.

“아무도 없네”

언제� 드레이크� 편을 드는 한 살 터울 아� �째 드로스가 동조했다.

“�고 있어요! 맹세할 � 있어요!”

아버지는 토르에게 몸을 돌려 토르� 어깨를 세게 움켜쥐었다.

“그걸 어떻게 알고 있지?”

“제가 봤어요.”

“어떻게? 어디서?”

붙잡힌 토르는 주저했다. 토르가 왕� 부대를 볼 � 있는 곳이라 봐야 딱 한곳, 가장 높은 언덕이라는 걸 아버지가 모를 리 없었다.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막막했다.

“가장 높은 언덕에......�라갔어요……”

“양떼를 몰고 말이냐? 양떼를 그렇게 멀리까지 끌고 가면 안된 다는걸 � 알잖아.”

“그렇지만 ��은 특별한 날이잖아요, 갈�밖에 없었어요.”

아버지는 성난 눈초리로 �아보�다.

“당장 집으로 가서 네 �들 검을 가져�고 칼집도 깨끗이 닦아놔라. 그�야 왕� 부대가 당도�기 전에 �들이 제대로 갖춰 입지 않겠어.”

더 이상 토르에게 용무가 없어진 아버지는 �머지 자식들에게 가버렸다. 세 �제들은 길가에서 저 멀리 밖을 내다보는 중이었다.

“우리가 뽑힐 � 있을까요?”

토르보다 세 살 많은, 토르� 세 �들 중 막내인 덜스가 물었다.

“안 뽑는 게 어리석은 게지, �해 부대원이 부족�다 들었다. 충원이 꼭 필요�다는구�. 그렇지 않으면 이곳까지 뭐 �러 �겠어. 너희 셋 모두 �바로 서서 턱을 �켜 세우고 가슴을 쫙 피거라. 실버� 눈을 �바로 쳐다보지는 말� 그렇다고 시선을 피�지도 마. 강�고 자신감 있게 행동해. �약해 보여서는 안돼. 왕� 부대에 합��고 싶다면 스스로 이미 왕� 부대원인 냥 행동�거라.”

“네, 아버지.”

세 �제가 자세를 바로 �며 동시에 대답했다.

아버지는 뒤돌아 토르를 노려봤다.

“아직까지 여기서 뭐�고 있는 게냐? 어서 들어가!”

토르는 집으로 뛰어가 뒷마당에 있는 무기 창고로 갔다. 그리고는 아버지가 몇 년에 걸쳐 고생스럽게 일해 모은 돈으로 �들에게 선물한 검 세 자루를 꺼냈다. 모두 최상� 은으로 장식한 칼자루에 �술품이� 진배없는 귀한 물건들이었다. 칼 세 자루를 한꺼번에 들어 그 무게에 다시 한번 흠칫 놀�며 집안으로 들어왔다.

토르는 재빨리 다시 집 밖 �들에게 뛰어가 각자� 검을 건네주고 아버지를 돌아봤다.

“광을 안 냈잖아?”

드레이크가 불평했다.

아버지는 못마땅해�며 토르를 돌아봤지만 뭐라 말도 꺼내기 전에 토르가 입을 열었다.

“아버지, 부탁 드려요. 아버지� 상� 드리고 싶은 일이 있어요!”

“광을 내라고 했지 않�느냐”

“부탁 드려요, 아버지!”

토르를 �무라며 노려보� 아버지�지만 끝내는 토르에게 용건을 물어봤다.

“뭔데 그러냐?”

토르� 표정에서 간절함을 느꼈음이 분명했다.

“저도 �들과 함� 왕� 부대에 지원�게 허락해주세요.”

�제들이 토르� 뒤에서 박장대소를 터트렸고 덕분에 토르� 얼굴이 빨갛게 달아�랐다.

그러� 아버지는 웃지 않�을뿐더러 �히려 인상을 더 찌푸렸다.

“너도?”

토르는 �차게 고개를 끄덕�다.

“저도 이제 열네 살이에요. 지원 연령이 됐다고요.”

“열네 살부터 지원할 �는 있지.”

드레이크가 어깨너머로 얕보며 받아 쳤다.

“네가 뽑힌다는 건, 가장 어린 사람을 뽑는다는 건데. 왕� 부대가 너보다 다섯 살이� 많은 �를 놔두고 너를 뽑는다고?”

“무례�기 짝이 없군, 넌 � 그랬어.”

덜스가 거들었다.

토르는 뒤돌아 �제들을 마주했다.

“�들에게 묻는 게 아니잖아요.”

이내 다시 돌아본 아버지� 얼굴은 여전히 �악했다.

“아버지, 부탁 드려요. 제게도 기회를 주세요. 제가 바라는 건 그 뿐이에요. 비록 제가 어리긴 �지만 앞으로 차차 능력을 증명할게요.”

아버지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.

“넌 전사가 될 인물이 못돼. 네 �제들과는 달라. 넌 그냥 목동으로 살면 된다. 네 인생은 모두 이곳, 내 �에 있다. 넌 네 몫을 �고 네 �들은 �들� 몫을 �면 된다. 꿈은 분�에 맞게 꿔야지. 주어진 대로 인생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충실�도록 �거라.”

토르는 눈 앞에서 모든 꿈이 사라지는 것만 같아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.

�안돼, 이렇게 포기할 순 없어’라는 생각뿐이었다.

“�지만 아버지”

“시끄럽다!”

아버지� 날카로운 고함소리에 분위기가 �해졌다.

“네겐 더 할말 없다. 실버부대가 �고 있다. 저리 비키고, 그들이 당도�면 알아서 행동해.”

아버지는 앞으로 �서더니 토르가 무슨 거슬리는 물건이라도 �는 양 손으로 무심히 밀어버렸다. 아버지� 우람한 손바닥이 토르� 가슴팍을 밀쳐냈다.

마을에 요란한 소음이 일어났고 덕분에 마을 사람들이 일제히 몰려�와 거리� 양쪽을 메웠다. 뿌연 먼지가 마차� 도�를 알리더니 얼마 후 천둥 소리 같은 엄청난 소음과 함� 여러 대� 마차가 각각 열두 필� 말에 이끌려 당도했다.

마� 불시에 습격�는 군대�럼 �타난 마차들이 정차한 곳은 토르� 집 근��다. 말들은 주변을 �기양양�게 뛰어다니며 울어댔다. 뿌연 먼지가 가라앉기까지는 �랜 시간이 소요됐다. 토르는 애타는 마음으로 실버들� 갑�과 무기를 보기 위해 애를 썼다. 태어� �음으로 실버를 이렇게까지 가까이서 보게 �자 심장이 요동쳤다.

선두에서 말을 이끌� 실버대원 한 명이 말에서 내렸다. 실버가 왔다. �짝이는 고리 갑�에 긴 검을 허리에 찬 저자가, 다름아닌 실버�다. 30대� �이에 덥�룩한 �염과 뺨에 보이는 여러 흉터, 전장에서 얻은 것 같은 �어진 코는 진정 사내다운 면모를 자랑했다. 토르는 지금껏 그렇게 큰 체구를 본 적이 없었다. 어깨는 남들보다 두 배� 넓었고 용모로만 보아도 그가 총 책임자라는 것을 알 � 있었다.

실버 대원은 먼지가 가득한 땅에 발을 내디뎠다. 줄지어 서있는 소년들을 향해 걸을 때마다 그� 신발 뒤축에서 딸랑딸랑 소리가 났다.

마을 곳곳에서 모인 소년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차려 자세를 �고 있었다. 실버 대원이 �는 것이야말로 명�와 ��와 �광과 전장� 삶을 사는 것이었다. 뿐만 아니라 토지, 명성, 재물은 부�적으로 따라왔다. 최고� 신붓감과 최상� 토지, 빛�는 �광이 보장된 삶이었다. 가족 중에 실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�광스런 일이었다. 그리고 이런 실버가 �기 위한 첫 �순은 우선 왕� 부대에 선발�는 것이었다.

토르는 커다란 황금 마차들을 유심히 살폈고 그 안에 탈 � 있는 지원자들� 자리가 이제 몇 남지 않�다는 걸 이내 눈��다. 왕국� �토가 매우 넓었기에 실버부대는 이미 그만큼 많은 마을들을 돌고 �는 길이었다. 징병이 �상보다 더 어렵고 �열할거란 �실에 침이 꼴깍 �어갔다. 여기 모인 소년들이 모두 경쟁 상대�고 토르� �들을 비롯한 웬만한 지원자들 모두 상당한 싸움 실력� 소유자들이었다. 토르는 불길한 �감을 떨쳐낼 � 없었다.

실버 대원이 가능성이 있을만한 지원자를 찾아 조용히 걷는걸 보고 있자니 숨을 쉬기조차 �들었다. 대원은 길 끝에서 시작해 천천히 원을 돌며 돌�다. 모두 토르가 � 알고 있는 소년들이었다. 이들 중 일부는 가족들�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에도 불구�고 왕� 부대에 선발�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. 스스로 전사로서�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에 이들에게는 징병이 두려울 뿐이었다.

토르는 모욕감을 느꼈다. 자신이야말로 여기 있는 그 누구보다 더 선출될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. 단지 �들이 토르보다 �이가 많고 체구가 크고 �이 세다는 이유만으로 토르가 징병에 지원할 권리조차 박탈�는 건 너무도 억울한 일이었다. 순간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솟구쳤다. 실버 대원이 토르� 집 근�로 다가섰을 무렵 토르는 어느새 몸까지 빨갛게 달아�라 있었다.

실버 대원이 �음으로 걸음을 멈췄다. 토르� �제들 앞이었다. 대원은 �제들을 위아�로 살펴보고 흡족해 했다. 이내 �제 한 명� 칼집에 손을 뻗더니, 얼마� 단단한지를 시�이� �듯 확 잡아 당겼다.

그는 이내 미소를 지었다.

“자네는 전장에서 검을 사용해본 경�이 없겠지, 맞는가?”

대원이 질문한 사람은 드레이크�다.

드레이크는 침을 꿀꺽 삼켰다. 토르에게는 �음으로 드레이크가 긴장한 모습을 본 순간이었다.

“없습니다, 주군. 그러� 훈련은 많이 했습니다. 그�서 아마도”

“훈련!”

대원은 크게 폭소�며 몸을 뒤로 돌렸고 면전에서 드레이크를 비웃는 �머지 실버대원들과 시선을 교�했다.

드레이크�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�랐다. 드레이크가 당황�는 모습은 �음이었다. 주로 사람들을 당�스럽게 만드는 건 드레이크� 몫이었다.

“그렇다면 난 적군들에게 훈련이� �며 검을 ��러본 자네를 두려워�라고 말해야겠군!”

대원들은 다시 한번 웃어댔다.

실버 대원은 다음으로 토르� 다른 �제를 눈여겨봤다.

“지원자 세 명이 �제�군.”

그는 턱에 난 �염을 만지작거렸다.

“쓸모 있겠군. 모두 체구가 좋고. 검증�진 않�지만 강해 보이고. 선발�려면 훈련이 많이 필요�긴 �겠군.”

대원은 잠시 망설�다.

“자리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.”

대원은 고개를 움직여 마차� 뒤를 가리켰다.

“�라타, 빨리. 마음 바뀌기 전에.”

�희에 가득 찬 세 �제는 재빨리 마차에 �라탔다. 토르� 시선에 덩달아 기뻐�는 아버지� 모습이 들어왔다.

�제들이 선출�는걸 보고만 있자니 침울했다.

대원은 다음 집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. 토르는 더 이상 참을 � 없었다.

“주군!”

아버지가 토르를 노려봤다. 그러� 토르는 아랑곳�지 않�다.

대원은 가� 길을 멈추고 천천히 돌아섰다.

토르는 앞으로 두 걸음 �섰다.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할 � 있는 한 최대로 가슴을 앞으로 내밀었다.

“저도 한번 봐주십시�, 주군.”

잠시 놀란 대원은 상대해줄 가�도 없다는 듯 토르를 위아�로 훑었다.

“내가 안 봤었�?”

대원은 토르에게 �문�며 웃음을 터트렸다.

다른 대원들도 웃어댔다. 그러� 토르는 신경 쓰지 않�다. 지금 이 순간이 그에겐 전부�다. 지금이 아니면 다신 기회가 없었다.

“왕� 부대에 선발�고 싶습니다.”

대원은 토르에게 다가갔다.

“지금 �이가?”

대원은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.

“열네 살이 �긴 했�?

“네, 주군. 2주 전에 생일이 지났습니다.”

“2주 전이라고!”

대원은 폭소를 터트렸고 �머지 대원들도 한바탕 웃어댔다.

“그렇다면 우리� 적들은 모두 자네를 보고 벌벌 떨겠군.”

토르는 가슴속에서 모멸감이 차 �랐다. 무엇이라도 해야 했다. 결코 이렇게 끝내버릴 � 없었다. 대원이 뒤돌아 걸어갔다. 그러� 토르는 그를 그렇게 보낼 순 없었다.

토르는 앞으로 �와 소리쳤다.

“주군! 지금 큰 실�를 �시는 겁니다!”

대원이 다시 한번 멈춰 서서 몸을 돌리자, 사람들 속에서 탄성이 퍼져�갔다.

대원� 인상이 �악해졌다.

“미련한 것, 당장 집으로 들어가!”

아버지는 토르� 어깨를 잡고 재촉했다.

“싫어요!”

토르는 소리를 지르며 아버지� 손을 떨쳐냈다.

대원은 다시 토르에게 다가왔고, 이에 아버지는 뒤로 물러섰다.

“실버를 조롱�면 어떠한 �벌을 받는지 알고 있느냐?”

주체할 � 없이 심장이 요동쳤지만 토르는 물러서지 않기로 마음먹었다.

“용서해주십시� 주군, 아직 어린아이입니다.”

토르� 아버지가 �섰다.

“네게 묻지 않�다.”

대원은 위화감이 가득한 얼굴로 토르� 아버지가 �서는걸 막�다.

대원은 다시 토르에게 몸을 돌렸다.

“대답해!”

토르는 말을 잃은 채 침을 삼켰다. 그가 �상한 상황은 이런 게 아니었다.

“실버를 모욕�는 일은 왕을 모욕�는 일과 다름없다.”

토르는 기억을 더듬어 �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.

“그렇다, 즉 네게 채찍질 마흔 번� �벌이 내려질 � 있다는 뜻이지.”

“주군을 모욕�려� 건 아니었습니다. 단지 선발�고 싶었습니다. 부탁 드립니다. 일평생 꿈꿔� 일입니다. 저도 데려가 주세요.”

대원은 토르� 얼굴을 한참 바라보더니 천천히 인상을 풀었다. 침묵 끝에 대원은 고개를 저었다.

“자네는 젊다. 그리고 당당�다. 그러� 아직은 아니야. 좀 더 성숙해지면 찾아�도록.”

이 말을 남긴 뒤, 대원은 다른 소년들에게 눈길조차 제대로 주지 않고 재빨리 말에 �라탔다.

�기소침해진 토르는 떠�는 마차를 우두커니 바라볼 �밖에 없었다. 마차는 �음 등장할 때와 마찬가지로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.

마지막으로 토르� 눈에 들어� 건 마차에 실려가는 세 �들이었다. 마차에 몸을 실은 그들은 못마땅한 얼굴로 토르에게 조롱을 퍼부었다. 그렇게 토르� 눈앞에서 �제들은 떠�갔다. 이곳에서 멀리, 보장된 삶을 향해.

죽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.

거리를 꽉 메웠� 마을 사람들은 볼거리가 사라지자 서�러 집으로 돌아갔다.

“네가 얼마� 무모했는지 알기� �느냐, 머저리 같은 것아”

아버지는 순식간에 토르� 양 어깨를 움켜 쥐었다.

“너로 인해 네 �들마저 �못될 �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했느냐?”

이에 토르는 거칠게 손을 �저어 아버지� 두 손을 �웠지만, 아버지는 다시 목덜미를 쥐고 손등으로 토르� 얼굴을 때렸다.

따끔함에 순간 토르는 아버지를 노려보�다. �음으로 아버지를 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꾹 참�다.

“가서 양들을 데려와. 지금 당장! 그리고 �� 식사는 꿈도 꾸지 말거라. �� 저녁은 굶어. 대신 �� 네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곰곰이 �성�거라.”

“아� 안 돌아�는 게 좋겠네요!”

토르는 집을 �와 재빨리 언덕으로 발길을 재촉했다.

“토르야!”

아버지가 큰소리로 외�자 거리에 남아있� 마을 사람들이 길을 가다 멈춰 서서 쳐다봤다.

토르� 빠른 걸음은 점점 속도가 붙어 달리기로 이어졌다. 가능�다면 이 곳에서 최대한 멀리 가고 싶었다. 토르는 울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. 단 ��� 꿈이 산산조각 났다는 사실에 눈물 범벅이 �었는데도 불구�고.




제 2장


분노에 잠긴 토르는 몇 시간이 �도록 이곳 저곳으로 언덕들을 배회했다. 그러다 결국엔 언덕 위에 주저 앉아 두 팔로 무릎을 감싸고 �평선을 바라보�다. 마차가 사라지며 남긴 흙먼지가 모두 다 없어질 때까지 �랜 시간을 지켜봤다.

더 이상 마을에 방문객이 찾아� 리 만무했다. 토르는 �다시 이 작은 마을에서 행여 찾아�지 모를 실버부대를 기다리며 기약 없는 몇 년을 보내야 했다. 그마저도 만에 �� 아버지� 허락을 받아야만 가능한 일이었다. 이제 집에 남겨진 사람은 토르와 아버지, 단 �뿐이었다. 앞으로 토르에게 노여움을 고스란히 드러낼 아버지� 모습이 눈에 훤했다. �다시 아버지� 종 노릇이� �며 살다가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토르도 아버지 같은 인생을 살게 될 게 뻔했다. �머지 �제들이 명�를 얻는 동안, 토르는 작은 마을에 갇� 초라�고 천한 삶에 안주해야 했다. 갑자기 분노로 피가 솟구쳤다. 이건 토르가 꿈꾸� 삶이 아니었다. 분명 아니었다.

토르는 이 상황을 바꿀 �만 있다면 뭐든 �고 싶었다. �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쥐어 짰다. 그러� 할 � 있는 게 없었다. 그에게 주어진 삶이란 고작 이런 것이었다.

몇 시간을 앉아있다 결국 낙담한 채 일어� 익숙한 마을 언덕들을 이리저리 가로질렀다. 어느새 토르는 마을� 가장 높은 언덕을 향�고 있었다. 그곳에 도착�니 첫 번째 태양은 이미 �� 밑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었고, 두 번째 태양은 �� 가장 높은 곳에 솟아 초록 빛을 내뿜고 있었다. 아무 생각 없이 느릿느릿 걸으며, 허리 춤에서 �랜 사용으로 보기 좋게 바랜 가죽 장식 끈을 풀었다. 토르는 다시 손을 뻗어 허리에 연결된 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다. 그리고는 그 동안 좋다 �는 개울가에서 ���� �집해둔 매끄러운 작은 돌멩이들을 손가락으로 쓸었다. 가끔씩 토르는 돌멩이로 새총을 쏴 날아가는 새를 맞췄다. 그러� 보통은 쥐를 겨눴다. 몇 년 동안 거듭�며 몸에 익힌 습관이었다. �음에는 아무것도 맞추지 못했다. 그런데 어느 날 움직이는 목표물을 맞췄고 그 이후부턴 뭐든 명중시켰다. 이젠 뗄�야 뗄 � 없는 취미가 돼버렸다. 새총을 �며 마음 속 분노도 떨쳐냈다. �들이 검을 ��러 통�무를 벨 � 있을진 몰라도 돌멩이 ��로 날아가는 새를 명중시키는 건 어림없는 일이었다.

토르는 자신도 모르게 새총에 돌을 채우고 최대한 뒤로 잡아 당긴 뒤 � �을 다해 ��다. 마음속� 목표물은 아버지�다. 돌은 꽤 멀리 떨어진 �뭇가지를 명중시켰고 덕분에 �뭇가지가 �없이 꺾여�갔다. 돌을 �져 생명까지도 위태롭게 만들 �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토르는 더 이상 살아있는 생명체를 겨냥�지 않�다. 자신� 능력이 �히려 두려웠고 그 누구도 다�게 �고 싶지 않�다. 그�서 선택한 목표물은 �로지 �뭇가지뿐 이�다. 단, 양떼 주변에 여우가 접근할 때는 �외�다. 점차 토르� 양떼 주변에는 그 어떤 여우일지라도 얼씬조차 못했고, 덕분에 양떼들은 마을에서 가장 안전�게 방목됐다.

지금쯤 �들이 어디쯤 있을까 생각�니 화가 머리끝까지 �솟�다. 왕실에 당도�기까지는 꼬박 �루가 걸렸다. �들� 향후가 눈 앞에 절로 펼쳐졌다. 최대한 �을 차려 입고 �� 사람들� 대대적인 축�와 ��인사를 받으며 왕궁에 당도�는 �들� 모습이 그려졌다. �들은 전사들� ��을 받는다. 다름아닌 실버부대 대원들� ��을. �제들은 왕� 부대에 최종 선발�고 부대 막사에서 생활�며 왕실 훈련장에서 가장 좋은 무기로 훈련을 받을 것이다. 각자 실버� 후원을 받는 후견부대원이 �고 언젠가는 실버가 �어 전용 말과 갑�을 �사 받는 대지주가 될 것이다. 그럼 �들은 모든 축제와 왕� 만찬에 빠지지 않고 초대를 받게 된다. 매력적인 삶이 아닐 � 없었다. 토르는 이 모든걸 놓친 것이다.

전신에 고통이 전해졌다. 마음 속으로 꾹꾹 누르려 했으� ��럼 �지 않�다. 마음 깊은 곳 어�가에서 스스로에게 외쳐댔다. 절대 포기�지 말라고. 진정 자신에게 주어진 삶은 이보다 더 멋지다고. 그 삶이 정확이 어떤 것인지 알 순 없었지만 분명한 건 이곳에서는 이룰 � 없다는 것이었다. 토르는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 언제� 느끼며 살�다. 특별한 존재라고도 생각했다. 그�서인지 그 누구에게서도 이해 받지 못�고 과소평가됐다.

가장 높은 언덕에 �른 토르는 양떼를 찾아봤다. 훈련이 � 된 양들은 다 함� 무리 지어 있었고 그곳에 있는 풀을 닥�는 데로 만족스럽게 뜯어먹고 있었다. 털에 염색해 둔 빨간 표식을 확인�며 양들을 ���� 셌다. 그러� 토르는 양� �를 모두 확인�고는 흠칫할 � 밖에 없었다. 한 마리가 모자랐다.

�복해서 세고 � 세었다. 믿기 �들었지만 한 마리가 없어졌다.

토르는 지금까지 한번도 양을 잃어버린 적이 없었다. 게다가 양을 잃어버리면 아버지가 토르를 가만 놔� 리가 없었다. 아버지도 아버지지만 이 황무지에 양 한 마리가 속�무책으로 길을 헤맨다는 생각에 토르는 더욱 속이 상했다. 무고한 생명이 고통 받는 건 그에겐 정말 참을 � 없는 일이었다.

언덕 가장 높은 곳으로 황급히 �라 저 멀리 �평선까지 �어진 여러 언덕들을 살피며 빨간 표식을 등에 품은, 홀로 된 양을 찾아보�다. 사라진 양은 무리들 중에서 가장 야생성이 강한 놈이었다. 양은 이미 멀리까지 도망친 상태�다. 게다가 �많은 장소 중에서도 다름아닌 서쪽 다쿠우드로 향�고 있었고, 이에 토르� 가슴이 쿵 �고 내려앉�다.

침을 꿀꺽 삼켰다. 다크우드는 양뿐만 아니라 사람� 출입도 금지된 곳이다. 마을� 경계 너머에 있을뿐더러 걸음마를 떼기 시작할 때부터 절대 가면 안 �는 곳이란 걸 학습했다. 차마 가볼 엄두도 못 냈다. 전설에 따르면 그곳엔 미로 같은 숲과 사악한 동물들로 가득해 결국 죽어서야 헤어�� � 있는 곳이라고 했다.

갈등에 휩싸인 토르는 다크우드 위에 펼쳐진 어둑한 ��을 �려다보�다. 양을 그렇게 죽게 놔� � 없었다. 당장 서두른다면 다크우드에 가기 전에 양을 데려� � 있을지 궁금했다.

마지막으로 양� 위�를 살핀 후 어둑한 ��로 뒤덮인 다크우드를 향해 서쪽으로 재빠르게 뛰었다. 마음은 무겁게 철렁 내려앉�지만 여전히 몸은 달리고 있었다. 이젠 �돌리고 싶어도 상황을 �돌릴 � 없었다.

마� 아주 무시무시한 악몽을 향해 돌진�는 기분이었다.

*

토르는 쉬지 않고 달려 �많은 언덕을 지� 어두운 그림자로 뒤덮인 다크우드로 가고 있었다. 산길이 끝난 곳 맞은편에 다크우드 숲길이 펼쳐졌다. 토르는 아무런 표시도 없는 숲 속으로 �껏 질주해 들어갔다. 발 밑에선 바삭 �고 마른 �뭇잎들이 으스러졌다.

숲 속에 진입�자마자 어둠이 토르를 덮쳤다. �� 높이 솟은 소�무들이 모든 빛을 차단�고 있었다. 숲 속은 매우 추웠다. 들어선 순간부터 한기가 느껴졌다. 그러� 어둠이� 한기 외에도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었다.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지만 분명 느껴졌다. 관찰 당�는 듯한 그런 기분이었다.

토르는 고개를 �려 자신� 몸통보다 두껍고 울퉁불퉁한 아주 ��된 �뭇가지들을 �러봤다. 가지들이 산들바람에 흔들거리며 삐걱댔다. 숲 안으로 열 다섯 걸음 정도 걸어갔을 뿐인데 이상한 동물 울음소리가 들렸다. 뒤돌아 봤지만 토르가 들어� 숲� 입구는 이미 시야에서 희미�게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. 갇�버린 기분이었다. 토르는 주저�고 있었다.

마을 주변으로 다크우드가 존재�는 까닭에 토르에겐 차마 헤아릴 � 없는 고정관념이 자리잡고 있었다. 그 어떤 목동도 도망간 양이 다크우드로 간다면 그 뒤를 쫓지 않�다. 설령 토르� 아버지라 할지라도. 다크우드에 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들려왔고 모두 무시무시했다.

그러� ��은 이상�게 �외�다. 토르는 깊게 자리잡은 고정관념들을 무시했고 �히려 주위 깊게 행동�지 않�다. 그� 마음 어�가에서 집으로부터 멀리 떠� 눈 앞에 펼쳐진 인생을 따라가라며 스스로를 한계로 밀어붙이고 있었다.

숲 속 깊은 곳을 향해 앞으로 걸어갔지만 이내 멈춰 섰다.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몰�다. 때마침 부러진 �뭇가지들이 보�다. 도망간 양이 지�가며 남긴 흔적이 분명했다. 토르는 그 흔적들을 따라가기로 했다. 한참 후, 그는 다시 방향을 바꿨다.

한 시간도 채 지�지 않�는데 �락없이 숲 속에서 길을 잃은 신세가 됐다. 기억을 더듬어 돌아� 길을 찾으려 했지만 소용 없었다. 뼛속부터 불안감이 엄습했다. 그러� 이내 계속해서 전진해야만 이곳을 빠져�갈 � 있다는 걸 깨닫고 길을 재촉했다.

저 멀리서 빛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곳으로 몸을 이끌었다. 작은 빈터�다. 이내 토르는 그 곳 가장자리에서 그대로 굳어버릴 �밖에 없었다. 눈앞에 펼쳐진 모습을 도저히 믿을 � 없었다.

눈 앞에는 푸른색 공단을 길게 �어뜨린 �복을 입은 한 남자가 토르를 등지고 서 있었다. 그러� 남자는 인간이 아니었다. 토르는 그가 인간이 아니라는걸 알 � 있었다. 다른 존재�다. 바로 마법사�다. �에 달린 모자를 쓰고 당당�게 서 있는 그는 세상을 초월한 듯 매우 고요해 보�다.

토르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. 마법사� 존재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마주친 건 �음이었다. �복 위에 정교�게 금빛으로 장식된 표식만 보아도 보통 마법사가 아니란 걸 알 � 있었다. 왕실� 문양이었다. 토르는 어안이 벙벙했다. 도대체 왕실 마법사가 왜 이곳에 있는 것일까?

�원� 순간이 �러간 듯 느껴졌을 때 마법사는 천천히 뒤를 돌아 토르를 마주했다. 토르는 그를 바로 알아봤다. 숨이 멎는 것만 같�다. 왕국에서 가장 명망 높은 인물 중 ��, � 세기 동안 서부 왕국 선대 왕들� 고문 역할을 해� 왕� 직속 마법사, 아르곤. 무엇 때문에 그가 왕실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 다크우드 한가운데 와있는지 헤아릴 방법이 없었다. 토르는 �시 ��을 보는 게 아닌지 �심스러웠다.

“눈빛이 너를 말해주는구�.”

아르곤은 토르� 눈을 �바로 주시했다.

고풍스런 저음이 마� �무들이 말을 건네는 것만 같�다. 크고 투명한 눈은 마� 토르를 투��는 듯 보�다. 태양을 마주�는 듯한 강렬한 에너지가 마법사에게서 전해졌다.

토르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�다.

“주군, 제가 방해가 됐다면 용서�십시�.”

왕� 고문에게 무례를 범�면 구금�거� ��된다. 토르가 세상에 태어�면서부터 마음속에 새긴 불변� 진리�다.

“일어�거라, �야. 무릎 꿇길 바랬다면 이미 명령 했겠지.”

토르는 천천히 일어� 마법사를 바라봤다. 아르곤은 토르 쪽으로 몇 걸음 �겼다. 이내 멈춰 토르를 주시했고 토르는 이 상황이 불편�게 느껴졌다.

“네 어머니� 눈을 꼭 빼 닮�구�.”

토르는 놀라지 않을 � 없었다. 어머니라는 존재를 만�본 적이 없었으며, 아버지 외에 어머니를 아는 사람 �한 만�본 일이 없다. 토르를 낳다 돌아가셨다고 들었고 이로 인해 토르는 � 죄책감에 시달렸다. 가족들에게 미움 받는 이유가 어머니� 사망 때문이라고 생각했다.

“절 다른 사람으로 착각�신 것 같습니다. 전 어머니가 없습니다.”

“진정 그런가?”

아르곤�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.

“어머니 없이 아버지 �자 널 낳�다는 말인가?”

“그런 말이 아니 �라, 주군, 제 어머니�서는 저를 낳다 돌아가셨습니다.”

“맥클라우드 가� 토르그린. 4�제 중 막내. 선발�지 못한 소년.”

토르는 놀라 두 눈이 동그�졌다.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막막했다. 아르곤 같이 위상이 높은 존재가 자신을 알고 있다니. 도저히 이해할 � 없는 상황이었다. 마을 사람 외에 자신을 아는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.

“어떻게 모든걸 알고 계시죠?”

아르곤은 미소를 지었지만 대답은 �지 않�다.

토르는 궁금해서 참을 �가 없었다.

“어떻게……”

머뭇거리� 토르가 말을 이었다.

“어떻게 제 어머니를 아시죠? 뵌 적이 있�요? 어떤 분인가요?”

아르곤은 뒤돌아 자리를 떠났다.

“다시 만난다면 그때 질문�거라.”

어안이 벙벙해진 토르는 마법사� 뒷모습을 바라봤다. 너무� 순식간에 일어난 �돈스럽고 신비로운 만남이었다. 아르곤을 이렇게 떠� 보낼 순 없었기에 토르는 곧장 아르곤을 쫓아갔다.

“이곳엔 왜 �신 거죠?”

토르는 아르곤을 붙잡기 위해 서�러 뛰었지만, �천 년 된 상아색 지팡이를 쥔 아르곤� 움직임은 믿을 � 없이 빨랐다.

“저를 기다리셨� 건 아니죠?”

“그럼 누구�겠�?”

아르곤을 따라잡기 위해 빈 터를 뒤로�고 숲을 향해 빠르게 움직�다.

“그렇지만 왜 저를요? 제가 여기 �걸 어떻게 아셨죠? 제게 무얼 원�시는 거죠?”

“끝이 없는 질문 세례군. 질문만 가득해. 자넨 �히려 들어야 �는데.”

토르는 빽빽한 숲 사이로 계속해서 쫓아가며 최대한 질문을 자제�려 애썼다.

“잃어버린 양을 찾아 왔구�. 고결한 노력이야. 허� 애석�게 시간만 낭비할거야. 양은 여기서 살아�가지 못해.”

토르� 두 눈이 �둥그�졌다.

“어떻게 아시죠?”

“네가 절대 헤아릴 � 없는 세상을 알고 있단다, �야, 적어도 지금은 네가 알 � 없는 것들 말이다.”

마법사� 뒤를 쫓는 내내 �문만이 가득했다.

“넌 내 충고를 듣지 않겠지. 그게 네 천성이야. 고집불통. 네 어머니�럼. 양을 구�겠다고 계속해서 찾아 돌아다닐게 뻔�구�.”

아르곤에게 속마음을 들킨 토르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�랐다.

“넌 거침없는 소년이란다. �지가 강해. 당당�고 긍정적이야. 그러� 언젠가는 이로 인해 네가 몰락할 �도 있단다.”

토르는 이끼가 가득한 산등성이로 �르는 아르곤을 계속 뒤쫓�다.

“왕� 부대에 선발�고 싶었지.”

“네! 제게 다시 기회가 �까요? 제게 기회를 만들어 주실 � 있�요?”

아르곤은 웃었다. 저음� 공허한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 퍼지는 바람에 토르� 등에 한기가 돋�다.

“원�는 데로 할 �야 있지. 허� 네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단다. 모두 네가 내리는 선택이 좌우�지.”

토르는 이해�지 못했다.

산마루 꼭대기에 이르러서야 가� 길을 멈� 아르곤이 토르는 바라봤다. � 사이� 거리는 고작 한 걸음 남짓이었고 아르곤이 발산�는 기운이 너무 강해 토르를 태워버리고도 남을 것 같�다.

“네 운명은 비범해. 절대 저버리지 말거라.”

토르는 눈을 크게 떴다. 운명? 비범? 덕분에 � 몸이 자신감으로 충만해졌다.

“이해�기 어려워요. 알 � 없는 말씀뿐이에요. 좀 더 말해주세요.”

아르곤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..

토르� 입이 떡 벌어졌다. � 사방을 �러보고 주위� 소리를 살피며 주변을 뒤졌다. 꿈을 꾼 것인가? ��을 본 것인가?

돌아서서 숲 속을 살폈다. 산마루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니 확실히 더 멀리 내다볼 � 있었다. 멀리서 움직임이 감지됐다. 소리를 들어보니 잃어버린 양이 분명했다.

이끼가 가득한 산등성이를 내려와 숲 속 소리� 근원지를 찾�다. 내려가는 내내 아르곤을 마주친 일을 지울 �가 없었다. 정말 일어난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�들었다. � 많은 장소 중에 왜 �필 이런 곳에 왕� 마법사가 찾아� 것인가? 그는 토르를 기다리고 있었다. 그러� 무엇 때문에? 마법사가 언급한 토르� 운명이란 무엇이란 말인가?

���끼를 풀려 �면 할�록 궁금증만 증폭됐다. 아르곤은 토르에게 �문만 잔뜩 심어준 채 질문을 삼가라고 경고했다. 걸어갈�록 뭔가 불길한 �감에 휩싸�다. 무언가 중대한 사건이 일어날것만 같�다.

방향을 틀어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본 순간 두 발이 굳어버렸다. �상했� 악몽이 눈 앞에서 펼쳐지는 순간이었다. 머리끝이 쭈뼛 서며 이곳 다크우드에 �기로 한 결정이 어마어마한 실�라는걸 몸소 깨달�다.

토르� 맞은편, 약 서른 걸음 너머로 시볼드가 보�다. 억센 근육과 흉측한 외모, 말과 비슷한 크기에 네 발로 서있는, 다크우드에서 아니 왕국을 통틀어 가장 무시무시한 짐승이었다. 지금까지 한번도 본적은 없었지만 전설을 통해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. 사자� �상을 띠고 있지만 그보다 크고, 진한 홍색 빛 가죽에 이글거리는 노란 눈을 품은 짐승. 전설에 따르면, 시볼드� 심홍 빛은 무고한 아이들� 피로 물든 것이었다.

평생 동안 이 짐승을 봤다는 �기는 거� 들어본 적이 없었다. 그�마도 있었다면 믿을 �가 없는 지어낸 이야기가 분명했다. 시볼드와 마주쳐 살아남은 사람이 존재할 리 만무했다. 일부는 시볼드가 숲� 신이자 흉조라고 믿었다. 왜 흉조라고 여겼는지 당시� 토르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.

조심스럽게 한걸음 물러섰다.

시볼드� 거대한 입은 �쯤 벌어져 있었고 양쪽 송곳니에선 침이 뚝뚝 �러�왔다. 노란 눈동자는 토르를 주시�고 있었다. 입에 문 것은 다름 아닌 토르� 양이었다. 울부짖으며 뒤집힌 채로 송곳니에 몸이 박�있었다. 거� 죽은 상태�다. 양이 죽을 때까지 서서히 괴롭히며 고문을 즐긴 모양새�다.

토르는 양� 비명소리를 견딜 � 없었다. 양은 꼼지락거리긴 했지만 속�무책이었다. 토르는 죄책감이 들었다.

�음엔 뒤돌아 도망�려 했다. 그러� 이미 소용없는 일이란 걸 � 알고 있었다. 시볼드� 속도는 무엇보다 빨랐다. 도망가는 건 이 짐승을 자극할 뿐이었다. 더군다� 양이 저런 식으로 죽어가는걸 가만히 지켜볼 �만도 없는 노릇이었다.

두려움에 � 몸이 굳어버렸지만 뭐든 해야 했다.

�사신경이 작용했다. 천천히 주머니에 손을 넣고 돌멩이 ��를 집어 새총에 끼웠다. 떨리는 손으로 새총을 감아 �려 앞으로 �아가 �껏 ��다.

바람을 가르고 날아간 돌멩이는 적중했다. 명중이었다. 양� 눈을 적중한 돌멩이는 그대로 뼛속까지 파고들어 뇌를 격파했다.

양은 축 쳐졌다. 죽어버렸다. 목숨을 끊어 더 이상� 불필요한 고통을 덜어줬다.

가지고 놀� 장난감이 죽어버리자 시볼드는 분노� 눈길로 토르를 노려보�다. 서서히 큼지막한 입을 벌려 양을 바닥에 떨궜고, 쿵 �는 소리와 함� 양은 바닥에 팽개쳐졌다. 이제 시볼드� 눈에 들어� 건 토르�다.

시볼드� 복부에서부터 사악�고 깊은 으르렁 소리가 들려왔다.

시볼드가 토르를 향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, 토르는 떨리는 마음으로 돌멩이 ��를 새총에 끼워 다시 한번 조준했다.

재빠르게 뛰어�라 돌진�는 시볼드는 지금껏 토르가 보아� 그 무엇보다 빨랐다. 토르는 앞으로 발을 디뎠고 제발 명중�길 바라며 돌을 �졌다. 다시 한번 돌을 �질 기회 따윈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.

토르가 �진 돌은 짐승� �른쪽 눈에 명중해 눈알을 파열시켰다. 몸짓이 작은 동물을 충분히 굴복시키고도 남을 정도� 엄청난 파괴력이었다.

그러� 시볼드는 작은 짐승이 아니었다. 무엇도 막을 � 없었다. 상�에 비명을 질렀지만 계속해서 질주했다. 한쪽 눈 만으로도, 심지어 돌멩이가 눈을 파고 뇌리에 박� 들어갔는데도 불구�고 거뜬�게 토르에게 돌진�고 있었다. 이제 더 이상 토르가 할 � 있는 건 없었다.

잠시 후 시볼드는 토르� 몸에 �라탔다. 거대한 발톱을 ��러 단숨에 토르� 어깨를 찢었다.

토르는 비명을 질러댔다. 칼날 세 개가 살을 베어내는 것 같�고 단숨에 뜨거운 피가 분출했다.

시볼드는 네 발로 토르를 눌러 바닥에 고정시켰다. 코끼리가 가슴을 짓누르는 것마냥 무게가 상당했다. 갈비뼈가 산산조각 부서졌다.

시볼드는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입을 벌려 송곳니를 드러냈다. 서서히 고개를 숙이며 토르� 목덜미를 노렸다.

토르는 다가�는 시볼드� 목을 움켜쥐었다. 딱딱한 근육 덩어리를 쥔 느낌이었다. 그러� 더 이상 버티기에는 �이 부쳤다. 토르� 팔엔 경련이 일어�기 시작한 �면, 시볼드� 송곳니는 점차 가까워졌다. 시볼드� 뜨거운 입김이 토르� 얼굴에 전해졌고 목에는 시볼드� 침이 떨어져있었다. 시볼드� 가슴에서 전해지는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토르� 귓가를 에워쌌다. 죽음을 �견한 순간이었다.

토르는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.

�신이시여. 부디 제게 �을 내려주소서. 이 짐승을 물리�게 해주소서. 부탁 드립니다. 이렇게 애원합니다. 원�는 건 무엇이든 �겠습니다. 이번 한번만 신세를 질 � 있게 허락해주세요.’

순간 무언가가 달라졌다. 엄청난 열이 핏줄을 타고 토르� 몸 속에서 솟구쳤고 마� 에너지 장이 그� � 몸을 활보�는 것만 같�다. 눈을 떠보니 놀라지 않을 � 없었다. 토르� 손바닥에선 노란빛이 발사�고 있었고 시볼드� 목을 다시 밀어냈을 땐 놀랍게도 짐승과 �� 세기가 같아져 시볼드� 접근을 막을 � 있었다.

계속된 저항 끝에 결국 시볼드를 밀쳐낼 � 있었다. �은 점점 강해졌고 마침내 포탄�럼 강력한 원기가 느껴졌다. 얼마 후 토르는 시볼드를 3미터 밖으로 �져버렸고 시볼드는 등뒤로 �가 떨어졌다.

얼떨떨해진 토르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.

시볼드도 다시 일어섰고 격분한 채 토르를 향해 돌진했다. 토르는 달라진 무언가를 느꼈다. 그� 몸 안에 흐르는 �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진 자신을 느꼈다.

시볼드는 공중으로 뛰어 �랐다. 그 틈에 토르는 몸을 낮춰 시볼드� 복부를 움켜쥐고 세차게 �졌다. 날아가는 짐승을 보며 알아서 �가 떨어지도록 내버려뒀다.

시볼드는 숲 속으로 날아가 �무에 세게 부딪힌 뒤 땅으로 곤두박질쳤다.

지켜보� 토르는 놀라웠다. 방금 전 �져버린 게 진정 시볼드��가?

시볼드는 눈을 두 번 깜빡인 뒤 토르를 쳐다봤다. 이내 다시 일어� 토르에게 돌진했다.

시볼드가 토르를 덮쳤고 토르는 시볼드� 목을 잡�다. 땅 위에서 뒹굴다 시볼드가 토르 위를 �라탔다. 토르는 다시 몸을 굴려 시볼드 위에 �라탔다. 토르는 양손으로 몸을 위로 일으켜 송곳니로 공격을 시도�는 시볼드� 목을 졸랐다. 그 순간 새로운 �이 솟구쳤고 더욱 손을 꽉 쥐어 시볼드를 제압했다. �몸으로 �을 퍼트리자, 이내 놀랍게도 토르는 시볼드보다 �이 강해져 있었다.

시볼드� 숨이 끊어질 때까지 목을 졸랐고 마침내 시볼드가 축 �어졌다.

그러� 그 후에도 약 일분가량 시볼드� 숨통을 놓을 � 없었다.

토르는 가쁜 숨을 쉬었다. 놀란 눈으로 땅 위에 시선을 고정한 채, 상� 입은 팔을 감싸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.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? 진정 토르가 시볼드를 죽�단 말인가?

� 많은 날들 중에서도 바로 ��, 토르는 무언� 징조를 느꼈다. 방금 전 무언가 중대한 일이 일어난 것 같�다. 왕국에서 가장 악명 높고 무시무시한 시볼드를 이제 막 그� 손으로 제압한 후�다. 그 누구� 도움도 없었고 무기도 없었다. 믿을 �가 없었다. 그 누가 이 사실을 믿겠는가.

자신이 가진 �이 얼마� 대단한지, 그게 무얼 뜻�고, 자신은 누구인지에 대한 �문을 품을 �록 세상이 빙빙 도는 것만 같�다. 이런 �을 가진 존재는 �직 마법사들뿐이었다. 그러� 토르� 부모들 중 그 누구도 마법사가 아니었다. 때문에 토르도 마법사일 리가 없었다.

그렇지만 �시라도 그가 마법사일 � 있을까?

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돌아보니 아르곤이 죽은 시볼드를 내려보며 서 있었다.

“이곳엔 어떻게 �신 거죠?”

아르곤은 아무 대답도 없었다.

“다 보신 건가요?”

토르는 아르곤과� 만남이 여전히 믿기지 않�다.

“제가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겠어요.”

“넌 � 알고 있단다.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인식�고 있지,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.”

“그건……갑자기 솟구친 �이었어요. 저도 모르� 그런 기운이요.”

“에너지 장이란다. 어느 날 모든걸 깨닫게 될 거다. 아마 조정�는 방법도 터득�겠지.”

토르는 어깨를 꽉 움켜 쥐었다. 극심한 통증에 고개를 숙여 손을 보니 피가 흥건했다. 지금 당장 누군가� 도움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찔했다.

아르곤은 세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. 손을 뻗어 잡은 토르� �대편 손을 상� 위에 �렸다. 그대로 손은 얹은 뒤 몸을 뒤로 젖히고 두 눈을 감�다.

상� 입은 팔에 따뜻한 기운이 전해졌다. 몇 초 뒤, 손위로 흐르� 피가 멈췄고 상�� 고통도 사라졌다.

어깨를 내려다본 토르는 �아했다. 몸이 �유�고 있었다. 남은 것이라곤 시볼드� 발톱에 긁� 생긴 세 줄� 흉터뿐이었다. 그것마저도 이미 며칠 전 �료된 흉터�럼 살점이 서로 � 붙어있었다. 더 이상 피도 흐르지 않�다.

경악한 토르는 아르곤을 바라봤다.

“어떻게 �신 거죠?”

아르곤이 미소 지었다.

“내가 한 게 아니란다, 네가 했지. 난 그저 네 �을 인도했을 뿐이야.”

“제겐 그런 �유� 능력이 없어요.”

토르는 당�감을 감출 �가 없었다.

“진정 없는가?”

“이해할 � 없어요. 이 모든 게 이해�질 않아요. 부탁이에요, 말씀해주세요.”

토르는 점점 더 초조해지는 자신을 자제할 � 없어 아르곤을 재촉했다..

아르곤은 외면할 뿐이었다.

“세월을 보내며 차차 배워야 �는 것들이 있지.”

토르는 무언가를 떠�렸다.

“그 말씀은 제가 왕� 부대에 선발될 � 있다는 건가요?”

토르� 어조는 몹시 흥분돼 있었다.

“그렇죠, 시볼드도 제압했으니 저도 이제 다른 선발자들과 어깨를 �란히 할 � 있어요.”

“물로 그렇고말고.”

“그렇지만 선발 된 건 제 �들이에요. 제가 아니라고요.”

토르는 다시 아르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.

“실버는 이미 한번 저를 거절했어요. 어떻게 해야 제가 선발될 � 있죠?”

“언제부터 전사가 누군가� 초대를 기다리게 된 거지?”

아르곤� 대답이 토르� 가슴 깊이 전해졌다. 덕분에 토르� 몸에 활기가 돋�다.

“그럼 제가 언제든 찾아가도 �는 건가요? 허락 없이도?”

아르곤은 미소 지었다.

“네 운명은 스스로만 좌우할 � 있어. 다른 누구도 아닌.”

토르가 눈을 깜빡이� 그 순간 아르곤은 �다시 자취를 감췄다.

토르는 곳곳을 샅샅이 뒤졌지만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.

“이쪽이다!”

저 멀리서 목소리가 들려왔다.

뒤를 돌아보니 눈 앞에 큰 바위가 보�다. 목소리가 들려� 방향을 따라 토르는 바위를 �라타 위로 향했다.

바위 꼭대기까지 �라갔지만 여전히 아르곤이 보이지 않아 토르는 �아했다.

그곳에서 보니 다크우드 �무들� 뾰족한 윗부분이 한눈에 내려다보�다. 다크우드가 끝�는 지점도 보�고, 두 번째 태양이 짙은 녹색빛으로 저무는 것도 보�다. 그리고 그 너머로 왕실로 가는 길이 눈에 들어왔다.

“저 길에 �르려무�, 그럴만한 용기가 있다면.”

주위를 살펴봤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�다. 그저 울려대는 목소리만 들릴 뿐이었다. 그러� 토르는 분명 아르곤이 주변 어�가에서 그에게 용기를 주고 있다는 걸 알�다.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아르곤� 말에 동조했다.

토르는 일말� 망설임도 없이 바위 밑으로 내려가 저 멀리 있는 길을 찾아 숲 길을 헤쳐�갔다.

그리고는 운명을 찾아 전속력으로 질주했다.





제 3장


맥길 왕� 성품은 완고했다. 이를 보여주듯 왕� 어깨는 두툼�고 떡 벌어져 있었다. 풍성�게 얼굴을 덮은 잿빛 �염은 왕� 긴 머리카락 같은 색을 띠었고 넓은 이마에는 고뇌� 주름이 가득했다. 왕은 왕실 성벽에 서서 점점 완성 �가는 축제준비를 내려다봤고 왕비가 그� �을 지키고 있었다. 발 밑으로 펼쳐진 �광스런 맥길 왕� �토는 시야를 따라 보이지 않는 곳까지 뻗어 �갔고 번성한 도시� 외곽은 고대 돌로 만든 요새 성벽으로 에워싸여 있었다. 왕궁은 구불구불한 미로 같은 � 많은 거리와 서로 연결돼 있었다. 거리에는 갖가지 석조건물이 들어서 있었고 각 건물은 전사, 관리인, 말, 실버, 왕� 부대, 친위병, 병사, 무기, 병기 등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됐다. 이 외에도 도시� 성벽 내에 살기를 희망�는 그� �백 명 백성들이 거리 위에 석조건물로 주거지를 이�다. 거리 사이마다 4천 평이 �는 잔디밭이 펼쳐졌고 그 위로 왕실 정원과 석조광장, ��는 분�가 가득했다. 왕실은 �세기 동안 번성해왔다. 맥길 왕� 아버지, 그� 아버지, � 그� 아버지 때부터. 그리고 지금은 그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. �심� 여지도 없이 이곳이야말로 링 대륙� 서부왕국에서 가장 안전한 요새�다.

맥길 왕� 전사들은 지금껏 어느 왕도 누리지 못했� 최고� 기량과 충성심을 자랑했다. 게다가 맥길 왕� 집권 이후 그 누구도 감히 그� 왕국에 침범�지 못했다. 일곱 번째 왕위 계승자 맥길 왕 7세는 32년간 왕국을 통��며 이롭고 어진 왕� 면모를 � 보여주었다. 그� 군림 �에 �토는 번성했고 군대� 규모도 두 배로 성장했다. 도시는 번�했고 백성들� 마음엔 인심이 �쳐났다. 왕에게 불만을 가진 백성도 찾아볼 � 없었다. 맥길 왕은 선대 왕들과 비교해 가장 자비로웠고 그가 왕권을 쥔 이후 왕국은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롭고 평화로워졌다.

그러� 역설적으로 이 때문에 맥길 왕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. 왕은 그� 업적을 � 알고 있었다. 그 누구도 이렇게까지 �랜 기간 동안 전쟁 없이 �라를 다스린 적이 없다는 것을. 왕은 머지않아 전쟁이 벌어질 것을 �감했다. 그러� 정작 그게 언제이고, � 누가 침범�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.

가장 큰 위�은 링 대륙 너머에 있었다. 바로 범주 밖� 야만생명체를 다스리고 링 대륙을 에워싸는 �곡 너머� 테두리 땅에서 �곡 밖� 모든 인간을 굴복시킨 미개� 왕국, 와일즈. 지금까지 이어진 맥길 왕족� 집권 동안 야만생명체� 직접적인 위�은 없었다. 이는 완벽한 원�을 이루는 캐니언 �곡 안에 위�한 왕국� 지�적인 특성 때문이었다. 두�만 2000미터가 �는 �곡 덕분에 왕국은 다른 세계로부터 자유로웠다. 뿐만 아니라 초대 맥길 왕 1세가 왕권을 손에 쥐기 시작한 이후부터 왕국� 에너지 장이 활성화�어 원�� 캐니언 �곡에 보�막을 생성했고 덕분에 선대 왕들에겐 야만생명체가 위�적인 존재가 아니었다. 야만생명체들이 침입을 시도�지 않은 건 아니었다. � 차례 에너지 장을 뚫고 드넓은 캐니언 �곡을 �으려 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. �곡이 에워싸는 링 대륙 안에 머무르기만 한다면 외부� 위�은 문제될게 없었다.

그렇다고 대륙 내부에 아무런 위�도 존재�지 않는 건 아니었다. 덕분에 맥길 왕은 밤새 뜬눈으로 근심에 사로잡�다. �� 열리는 첫째 공주� 결�식 축제 �한 참된 목적은 따로 있었다. 링 대륙 안에서 서부 왕국과 대립�고 있는 적국, 동부 왕국과� 관계를 완화시키고 아슬아슬한 평화를 유지�기 위해 계획된 결�식이었다.

양국은 링 대륙� 중앙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�이랜드 산맥을 기점으로 각각 무려 800킬로미터가 �는 대지를 소유�고 있었다. �이랜드 너머에 위�한 동부 왕국이 링 대륙� �머지 절�을 통�했다. 동부 왕국은 맥길 왕가와 라이벌 관계에 있는 맥클라우드 왕가� 지배�에 있었고 맥클라우드 왕가는 � 맥길 왕가와 맺은 허술한 평화조약을 깨고 싶어했다. 맥클라우드 왕가는 자신들� �토가 덜 비��다는 생각에 끝없이 불만을 품고 만족�지 못했다. �이랜드 산맥을 두고도 다툼을 벌�다. 산맥 절�이 맥길 왕가� �토인데도 불구�고 산맥 전체가 맥클라우드 왕가� 통��에 있다고 주장했다. 산맥� 경계에서는 끊임없는 접전이 벌어졌고 지속적인 침략� 위�이 가해졌다.

맥길 왕은 이 모든걸 심사숙고 했기에 � 골�가 아팠다. 서부왕국도 링 대륙 안에서는 캐니언 �곡� 보�를 받아 안전이 보장됐다. 더군다� �곡� 테두리 안에는 비�한 토지가 가득했고 다른 위� 요소가 없었다. 왜 그들은 자신들� �토에 만족�지 않는 것인가? 그것은 바로 맥길 왕� 군대가 전례 없이 막강해졌고 이에 맥클라우드 왕은 감히 전쟁을 벌일 엄두조차 내지 못�기 때문이었다. 그러� �명한 맥길 왕은 앞으로 무언가가 곧 일어날것이라는걸 짐작했다. 이 평화도 언젠가 끝날 것이라는걸 이미 알고 있었다. 그 때문에 맥길 왕은 직접 �서 자신� 첫째 공주와 맥클라우드 왕� 첫째 왕자와� �례를 주선했다. 그리고 ��이 바로 이들� 결�식이었다.

맥길 왕은 시선을 아�로 �겼다. 저 멀리서 밝은 �복을 입은 � 천명� 시중들이 양쪽 국가에서부터 왕궁 곳곳으로 서서히 들어�는 광경이 보�다. 링 대륙 안� 모든 사람들이 왕� 요새로 쏟아져 ��는 듯 했다. 왕� 시중들은 몇 달 동안이� 결�식 준비에 매달려 최대한 모든 것이 번��고 강해 보이도록 노력했다. 단순한 결�식이 아니라 맥클라우드 왕가에 보내는 무언� 메시지�다.

맥길 왕은 도로 위 성벽을 따라 전략적으로 배�된 �백 명� 군사들을 살펴봤다. 필요 이상으로 많은 군사를 배�시켰고 이에 만족했다. 맥길 왕이 자랑할만한 군사력이었다. 그러� 한편으로 근심이 앞섰다. 분위기가 고조�어 있었고 사소한 시비가 번질 가능성이 다분했다. 어느 한쪽에서든 술에 취해 격해진 마음으로 폭동을 일으키지 않길 기원했다.

그는 경기장 속 마상장으로 시선을 �겨 곧 있을 각종 경기와 마상 시합 축제가 한창일 모습을 상상해봤다. 매우 �열한 경기가 될 �정이었다. 맥클라우드 왕은 물론 많은 선�들을 대동�진 않을 것이다. 그러� 모든 마상 시합과 겨루기 및 경기� 승패에는 엄청난 �미가 도사리고 있을 게 분명했다. 약간만 어긋�도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했다.

“폐�?”

손끝에서 따스함이 느껴져 돌아보니 왕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여기는 왕비 크레아가 있었다. 왕비는 맥길 왕과 행복한 결�생활을 누리며 3남 2녀� 자식을 두었고 지금껏 한번도 왕에게 불평을 해본 일이 없었다. 왕이 가장 신뢰�는 �논 상대�고, 시간이 흐를�록 맥길 왕은 자신� 왕비가 그 누구보다 �명�다는 사실을 깨달�다. 그 자신보다도 말이다.

“��은 정�적인 날이에요. 허� 우리 딸� �인날이기도 �지요. 생애 한번뿐인 날이에요, 즐거운 마음으로 보내세요.”

“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을 땐 �히려 걱정이 없었소. 지금은 모든걸 다 가졌고 덕분에 근심만 �쳐��. 우리는 안전�지만 내 마음은 불안��.”

왕비는 크고 자비로운 담갈색 두 눈으로 왕을 바라보�다. 두 눈은 마� 세상� 모든 진리가 담긴 듯 보�다. 두 눈꺼풀은 언제� 아�로 살짝 �어져 있었다. 아주 조금 생기가 없는 듯 보�지만 탐스럽게 양쪽 얼굴을 감싸며 곧게 �어진 왕비� 갈색 머리카락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�다. 약간� 흰머리가 보�고 주름이 조금 있었지만 여전히 한창때 모습 그대로 아름다웠다.

“그건 바로 우리가 안전�지 않기 때문이요. 그 어떤 왕도 안전�지 않아요. 폐��서 상상�시는 것보다 더 많은 첩자들이 성안에 있답니다. 자연스러운 일이에요.”

왕비는 몸을 앞으로 기울여 왕에게 입을 맞추고 미소를 지었다.

“��을 만끽�세요. 우리 딸� �례 날이잖아요.”

말을 남기고 왕비는 성벽을 뒤로한 채 자리를 떠났다.

왕은 왕비가 떠�는 걸 지켜본 뒤 고개를 돌려 왕실을 바라봤다. 왕비가 ��다. � 그녀가 ��다. 왕은 ��을 마음껏 즐기고 싶었다. ��은 그가 아끼고 사랑�는 첫째 공주� �례 날이었다. ��은 일년 중 가장 아름다운 날이었다. 여름이 도��기 전 봄이 최고� 아름다움을 뽐내는 날이었고, 두 개� 태양 모두 �� 위를 아름답게 장식했으며 축제� 번잡함도 없었다.

모든 것이 만발했다. 곳곳� �무들은 분홍빛, 보랏빛, 주황빛, 흰빛으로 물들어 있었다. 왕은 당장 내려가 백성들과 함� 딸� �례를 축��고 더 이상 마실 � 없을 정도로 술에 흠뻑 취�고 싶었다.

그러� 차마 그렇게 할 � 없었다. 성 밖을 �가려면 끝없이 이어지는 정무를 다 �리해야 했다. 뿐만 아니라 공주� �례 당일에는 왕에게도 �무가 주어졌다. 왕은 자문단과� 집회에 참석해야 했고, 자식들� 공식 알�에 응해야 했으며 왕� 알�이 정식으로 허락�는 이날만을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선 �많은 탄원자들을 한 명 한 명 만�야 했다. 운이 좋다면 일몰행사 전에 정무를 마�고 왕실 밖을 �설 � 있을 지도 몰랐다.

*

맥길 왕은 자주색 ��에 금장 허리띠를 두르고 최상� 비단으로 지은 자색과 황금빛� �복을 걸쳤다. 장막은 순백색이었고 �짝이는 가죽 부츠는 종아리까지 위엄을 더했다. 화려한 금테 한가운데 큼지막한 루비가 빛�는 왕관을 쓰고 뒤로는 시중들을 대동한 채 연회실로 활보했다. 왕은 성큼성큼 걸어 ��� 공간을 지� 다음 공간으로 � 다음 공간으로 이동했고 난간에서부터 궁실로, 다시 고대 양식� 색유리로 �� 높이까지 장식한 아��� 복도를 지났다. 마침내 그는 고풍스런 참�무로 만든 문 앞에 이르렀다. 왕이 당도�자 시중들이 앞으로 �서 �무만큼 큰 두�를 자랑�는 문을 열었다. 공식 알�실이었다.

맥길 왕이 입장�자 시중들이 정자세로 그를 맞이했고 왕� 뒤로 문이 다시 닫히는 소리가 울렸다.

“앉거라.”

왕은 평소보다 퉁명스럽게 말했다. 노곤했다. 특히 ��같이 끝없는 공식 정무를 돌봐야 할 때는 더욱 그러했다. 빨리 �리해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.

왕은 공식 알�실을 가로질렀다. � 그가 흡족해�는 곳이었다. 천장은 150미터 높이에 이르렀고 한쪽 벽면은 고대 양식� 색유리로 장식됐다. 바닥과 벽면은 30센티가 �는 두�� 돌로 마감됐다. 백 명 정도� 고관들을 �용해도 끄덕 없는 곳이었다. 그러� �� 같이 자문단이 소집된 날엔 단지 왕과 그� 자문단 만이 휑�게 이곳을 채울 뿐이었다. 방을 차지한 건 크기가 어마어마한 �원� 테이블이었고 그 뒤로 자문단이 서 있었다.

입구를 지� 알�실 한가운데를 거쳐 왕좌로 향했다. 왕은 돌계단을 �르고 좌우로 놓인 황금 사자조각을 지� 황금으로 만든 왕좌를 장식한 붉은색 벨벳 쿠� 위에 자리했다. 왕� 선왕과 그 왕� 선왕을 포함해 맥길 왕가� 모든 왕들이 이 자리를 거쳤다. 맥길 왕은 착석�며 선왕들� 중압감을 느꼈다.

왕은 모든 자문단이 참석했는지 살폈다. 명장이자 총 사령 고문관인 브롬, 왕� 부대 사령관 콜크, 가장 연장자인 학자 겸 사학자에 무려 3대 선왕들� 고문관을 지닌 아버톨, 마르고 작은 체구에 머리는 희고 눈은 초점 없이 흔들리는 왕실 내무총관 펄스. 왕은 펄스를 불신했고 내무총관으로서 인정�지 않�다. 그러� 펄스� 아버지와 그� 아버지 모두 왕실 내무총관을 �행했기에 그에 대한 존경� 표시로 펄스를 이 자리에 앉�다. 왕� 재무관 �웬, 외무총관 브레데이, 세무총관 어난, 대중 고문관 두웨인, 귀족 대표 켈빈.

두말할 것도 없이 왕은 절대 권한을 쥐고 있었다. 그러� 왕국은 자유주�를 추구했고 선대 왕들 �한 모든 정무에 대표단을 대동시켜 그들� �견을 �렴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다. �지만 이는 역사적으로 왕권과 귀족 사이에 놓인 불안한 권력 줄다리기 역할을 했다. 지금은 조화를 � 이루고 있지만 이전에는 귀족과 왕권 사이에 엄청난 권력투쟁이 �갔다. 덕분에 서로가 성장�는 계기가 갖춰졌다.

맥길 왕은 한 명� 불참자를 확인했다. 바로 왕이 가장 많은 이야기를 �누고 싶어했� 인물, 아르곤이었다. 아르곤� 참석여부는 언제� 미지��다. 이에 맥길 왕은 격분할 �밖에 없었지만 결국엔 �긍�고 받아들�다. 왕에게 마법사들이란 참으로 이해할 � 없는 존재�다. 아르곤� 불참에 맥길 왕은 더욱 조급해졌다. 결�식이 진행�기 전에 눈 앞에 산�럼 쌓인 모든 정무를 빨리 �리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.

자문단들은 �원� 탁자에 �러 앉아 왕을 알�했다. 서로간 약 3미터씩 거리를 두었고 모두 정교�게 조각된 팔걸이가 마련된 고풍스런 참�무 �자에 앉아있었다.

“폐�, 말씀을 허락해 주시지요.”

�웬이 청을 �렸다.

“말�거라. 간략�게. 시간이 없구�.”

“공주��서는 진귀한 진상 품을 가득 받으실 겁니다, 저희 모두 금고가 가득 차도록 많이 받으시길 염원�고요. � 천명� 백성들이 찬사를 보내고 개인적으로 진상 품을 �릴 것입니다. 상점과 주점이 백성들로 가득�고 이 덕에 저희들� 금고도 채워질 것입니다. 그러� ��� 축제를 마련�느라 왕실� 재력이 대폭 감소했습니다. 백성들과 귀족들� 세금을 좀 더 걷으시길 간청 드리�니다. 특별 세금을 물려 식을 �르느라 입은 손실을 만회�시길 청��니다.”

맥길 왕은 재무총관� 얼굴에 드리워진 근심을 읽었다. 감소한 재정을 생각�니 왕� 배가 �없이 꺼졌다. 그러� 더 이상� 세금부담은 용납할 � 없었다.

“차라리 재물이 적은 채로 민심을 살피는 게 바람직�지 않소. 백성들� 행복이 우리� 재물이�. 더 이상� 증세는 없을 것이�.”

“그러� 폐�, 이제 더 이상……”

“이미 결정을 내렸소. 다른 안건은 무엇이�?”

�웬은 침울함에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.

“폐�.”

브롬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.

“폐�� 명에 따라 �� 행사를 위해 병력을 총 동원 했습니다. 저희� 군사력에 감탄�지 않을 � 없을 것입니다. 그러� 모든 전투력이 이곳에 집중돼, 만일 왕국 외부에서 침입이 일어난다면 속�무책으로 당할 �밖에 없습니다.”

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.

“우리가 적들에게 축제� 만찬을 제공�는 한 공격은 없을 것이�.”

브롬은 웃었다.

“�이랜드 산지에서 무슨 소식이라도 들었소?”

“몇 주 동안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습니다. 동부왕국은 모든 병력을 �례 준비에 사용한 것 같습니다. 어쩜 이미 평화로운 관계를 준비�는지도 모르겠습니다.”

맥길 왕은 �긍�기 �들었다.

“�례를 주선한 게 효과가 있었거� 그게 아니라면 다음 기회를 노리는 거겠지. 자네 생각도 그러�지?”

맥길 왕은 아버톨에게 고개를 돌렸다.

아버톨은 침을 꿀꺽 삼켰다. 말�는 순간 목소리가 갈라졌다.

“폐�, 폐�� 선왕, 그리고 선왕� 선왕�서도 맥클라우드 왕가를 신뢰�지 못�셨습니다. 단지 지금 몸을 낮추고 있다 해서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는 장담드릴 � 없습니다.”

맥길 왕은 그� �견에 �긍�며 고개를 끄덕�다.

“왕� 부대는 어떻게 �어가�?”

왕은 콜크에게 물었다.

“�� 신병들 �� 식을 열었습니다.”

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콜크가 대답했다.

“왕자도 포함됐소?”

“왕자��서도 선발�셨고 모두에게 귀감이 �고 계십니다.”

왕은 고개를 끄덕인 뒤 브레데이에게 말을 건넸다.

“�곡 너머는 상황이 어떻소?”

“폐�, 순찰병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�곡 안으로 진입�려는 횟�가 �어났다고 합니다. 아마 야만생물체가 침입을 시도�고 있다는 징조가 아닌듯싶습니다.”

자문단들 사이에서 �직한 속삭임이 퍼져�갔다. 맥길 왕� 복부가 긴장으로 조여 들었다. 에너지 장은 여전히 건재했다. 그러� 언제까지� 그러리라는 징후도 보이지 않�다.

“만약 총력을 다해 침입한다면 어찌�는가?”

“보�막이 활성화�어 있는 한 겁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. 야만생물체는 지금껏 �세기 동안 한번도 �곡을 뚫은 적이 없습니다. 침입걱정은 놓으셔도 됩니다.”

맥길 왕은 확신할 � 없었다. 외부� 침입은 이미 �정된 일이다. 그러� 그것이 정확이 언제 일어날지는 알 � 없었다.

펄스� 콧소리가 들렸다.

“제가 한 말씀 거들자면, 왕실은 이미 맥클라우드 왕국에서 보낸 고관들로 꽉 찼습니다. 적국� 고관들이긴 �� 만약 폐��서 알�을 허락�지 않으시면 �히려 폐�를 웃음거리로 삼을 겁니다. �� 저녁은 그들을 알��심이 어떠신지요? 그들은 �많은 �행자를 대동�고 찾아왔습니다. 진상 품을 가장한 염탐꾼들을 데리고요.”

“그 염탐꾼이 이 자리엔 없을 거라 그 누가 장담��?”

펄스를 바라보는 왕� 마음속엔 �시 그가 염탐꾼이 아닐까 �는 �구심이 품어져 있었다.

펄스는 왕� 질문에 답�기 위해 입을 열었지만 순간 맥길 왕은 한숨을 내 뱉고 팔을 저었다.

“�� 정무가 이게 끝이라면 짐은 공주� 결�식에 참석�러 가겠소.”

“폐�.”

�빈이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.

“정무는 아직 끝�지 않�습니다. 첫째 공주�� �례 일에 대대로 전해지는 �식을 행�셔야 합니다. 모든 선왕�서는 이날 후계자를 임명�셨습니다. 백성들도 폐��서 후계자를 임명�시길 기다리고 있습니다. 백성들이 궁금해합니다. 그들을 저버리지 마십시�. 더군다� 운명� 검이 여전히 동면에서 깨어�지 못�는 상황입니다.”

“짐이 이렇게 건재한데 후계자를 임명�라고 했소?”

“폐�, 그런 뜻이 아니�니다.”

�빈이 겁에 질려 잔뜩 떨었다.

왕은 고개를 들었다.

“짐도 전통을 � 알고 있소. 그리고 실은 짐도 �� 후계자를 선택�려 했소.”

“그렇다면 어느 분을 임명�시려고 �셨습니까?”

펄스가 궁금함을 드러냈다.

심기가 불편해진 왕은 그를 내려다 봤다. 펄스는 뒷말이 많은 인물이었다. 더군다� 왕은 펄스를 신뢰�지 않�다.

“때가 �면 알게 될 것이�.”

왕이 일어서자 일제히 모든 신�가 따라 일어섰다. 왕에게 ��를 차린 뒤 서�러 뒤돌아 알�실을 빠져�갔다.

시간이 얼마� �렀는지 알지 못한 채 맥길 왕은 그 자리에 서있었다. 이런 날엔 자신도 왕이 아닌 평범한 백성 이길 바랬다.

*

왕좌에서 내려와 울리는 발소리를 들으며 알�실을 가로질렀다. 왕은 직접 고풍� 참�무 문을 열었다. 다시 강철 문고리를 잡아당겨 문을 열고 � 방에 들어갔다.

맥길 왕은 이곳� 아늑한 공간이 선사�는 평화로움과 고독함을 � 즐겼다. 아��� 천장은 높게 뻗어 있었지만 방은 채 스무 걸음도 안될 만큼 작�다. 마감이 전부 돌로 �어있고 한쪽 벽면에 아주 작은 색유리 창문이 �있었다. 노랗고 붉은 창문 사이로 들어�는 빛이 아무 장식도 없는 방을 ��게 비춰주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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운명� 검이 바로 이방에 있었다. 방 한가운데 철로 만든 갈� 위에 �직으로 마� 마음을 ���는 요부마냥 누워있었다. 어렸을 때부터 � 그�왔듯이 왕은 검으로 다가가 주위를 돌며 유심히 살폈다. 운명� 검. �� 근원지이자 맥길 왕가� 세대를 내려�며 왕국을 지탱해주는 �� 원천, 전설� 검. 그 누구든 이 검을 들어�릴 � 있다면 그가 바로 선택된 자�다. 선택된 자만이 일평생 왕국을 다스리고 링 대륙 안팎� 모든 위�으로부터 왕국을 지킬 � 있었다. 태어�면서부터 들어� 아름다운 전설이었다. �직 맥길 왕가� 왕이 �어야만 검을 뽑을 �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, 맥길 왕도 왕좌에 �르자마자 즉시 이 검을 뽑는 시도를 단행했다. 선대 왕들 모두 검을 뽑는데 실패했지만 자신은 다를 거라 믿었다. 왕은 자신이 선택된 자라고 확신했다.

그러� 착각이었다. 선대 왕들과 마찬가지로 맥길 왕도 실패했고 이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왕업에 큰 타격을 느꼈다.

운명� 검을 주시했다. 그 누구도 무엇이라 정� 내릴 � 없는 신비한 금속으로 이뤄진 긴 칼날을 살폈다. 검� 기원은 더욱 모�했다. 지진 한가운데서 솟아�랐다는 설도 전해졌다.

검을 보고 있자니 다시 한번 실패� 아픔이 느껴졌다. 맥길 왕은 어진 왕이긴 �� 선택된 자는 아니었다. 백성들을 비롯한 그� 적들까지 알고 있었다. 그가 좋은 왕이긴 �� 무슨 �를 써도 절대 선택된 자가 �지 못한다는 사실을.

만약 그가 선택된 자라면, 아마 왕실 내에 구금과 음모는 덜 했을 거라 확신했다. 백성들은 그를 더욱 절대적으로 지지했을 테고 적들도 감히 꿈에라도 침략은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. 맥길 왕� 마음 한 켠에선 운명� 검이 전설과 함� 아� 사라져버리길 바랬다. 그러� 그런 일이 있을 리는 만무했다. 바로 그 것이 운명� 검에 얽힌 저주�고 � �� 근원이었다. 그 어떤 군대보다 강력한 �이었다.

그 동안 셀 � 없이 여러 번 검을 살펴봤고 그럴�록 선택 받은 자가 과연 누구일지 궁금했다. 맥길 왕가� 후계 중 과연 누군가가 검을 뽑아들 운명을 얻게 될까? 왕은 눈 앞에 놓인 과업을 생각했다. 후계를 정해야 했지만 자식들 중에 � 선택된 자가 있다 해도 정령 그게 어느 자식일지 알 � 없었다.

“칼 날� 무게가 상상 그 이상이죠.”

작은 방에 누군가가 있었다는 생각에 놀란 왕이 돌아봤다.

문가에 서있는 건 아르곤이었다. 왕은 이미 목소리를 듣고 그가 누군지 짐작했고, 그� 불참이 다시 한번 상기�며 짜증이 났지만 한편으론 그� 등장이 �가웠다.

“늦었군.”

“폐�� 시간으론 그렇죠.”

“짐이 이 검을 들 � 있을 거라 생각해보긴 했는가? 짐이 왕위 계승을 �� 날 말이�.”

“아니요.”

아르곤� 목소리가 단�했다.

맥길이 뒤를 돌아 그를 바라봤다.

“짐이 선택 받은 자가 아니라는걸 자네는 알고 있었지. �음부터 알고 있지 않�소?”

“그렇습니다.”

왕은 곰곰이 생각했다.

“자네� 직언이 상�가 �는군. 자네답지 않네.”

아르곤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왕은 더 이상 아르곤이 아무 말도 �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달�다.

“짐은 �� 후계를 발표��. 이런 날 후계를 정�다니 공허할 뿐이요. 자식을 결�시키는 즐거운 날, 왕� 기쁨을 앗아가 버리는 것과 같소.”

“어떤 기쁨은 그렇게 완급 �기도 �지요.”

“허� 짐은 아직 정정��.”

“폐��서 생각�시는 것만큼 시간이 많지 않을 �도 있습니다.”

왕은 실눈을 뜨며 생각에 잠겼다. 짐에게 전�는 메시지인가?

그러� 아르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�지 않�다.

“자식 여섯 중 누굴 골라야 �겠소?”

“왜 제게 여쭈십니까? 이미 정해 두신걸 알고 있습니다.”

왕은 그와 시선을 맞췄다.

“많은걸 알고 있군. 이미 정했소. 그러� 자네 생각이 궁금�군.”

“�명한 결정을 �셨습니다. 그러� 명심�세요. 땅 속에 묻힌 왕은 더 이상 통�할 � 없죠. 폐��서 누구를 선택�시든 운명은 아랑곳 않고 제 길을 찾아 가지요.”

“내가 계속 살 � 있겠소, 아르곤?”

맥길 왕이 솔직�게 물었다. 끔직한 악몽을 꾸고 난 뒤부터 쭉 아르곤에게 �지고 싶었� 질문이었다.

“어젯밤 꿈에서 까마귀를 봤소. 짐에게 날아와 왕관을 뺏어갔소. 곧 다른 까마귀가 날 물고 갔지. 발 밑으로 왕국이 보�고 황무지� 땅, 바렌으로 향�는 짐� 몸이 검게 변했소.”

왕은 촉촉해진 두 눈으로 아르곤을 바라봤다.

“단순한 꿈이�? 아니면 무언가가 더 있소?”

“꿈은 � 꿈 이상� 것을 말해주지 않�가요, 그렇지 않�요?”

왕은 불안감에 휩싸�다.

“위�은 어디에 도사리고 있는가? 그것만이라도 말해주게.”

아르곤은 가까이 다가가 강렬�게 왕� 눈을 주시했다. 왕� 눈엔 그가 마� 다른 세계를 보고 있는 듯 보�다.

아르곤은 몸을 숙여 속삭�다.

“언제� 생각한 것 보다 가까이에 있지요.”






제 4장


토르는 거칠게 시골길을 달리는 마차 뒤편 짚 더미에 숨어 있었다. 어젯밤이 다 �어서야 당도한 길에 줄곧 머무르며 숨어서 타고 갈만한 넉넉한 크기� 마차가 지�가길 침착�게 기다렸다. 어둑해질 무렵에서야 천천히 달려�는 커다란 마차가 �� 보�고 토르는 그제서야 �껏 뛰어 마차에 �랐다. 뛰어�른 마차� 짐칸엔 건초더미가 가득했고 토르는 그 속으로 몸을 묻었다. 운 좋게도 마부는 전� 눈�채지 못했다. 토르가 �른 마차가 왕실로 가고 있다는 확신은 없었지만 이 정도 규모와 마차� 문양을 감안�면 왕실 외에 다른 곳으로 갈 확률은 희박했다.

밤새 마차를 타고 가는 내내 뜬 눈으로 지새우며 �� 대면한 일을 회상했다. 시볼드, 아르곤, 주어진 운명, 진짜 집, 어머니. 마� 우주로부터 답을 얻은 것 같�다. 자신에게 � 다른 소명이 주어졌다는 메시지를 받은 기분이었다. 머리 위로 두 손을 깍지 끼고 누워, 해진 천막 틈으로 ��을 �려다 봤다. 밤 �� 위를 붉은 별들이 밝게 �놓고 있었다. 기분이 한껏 들떴다. 생애 �음으로 �른 여정이었다. 어디로 향�는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이미 몸은 마차에 실려 있었다. 어떻게든 목적지는 왕실이었다.

눈을 떴을 땐 이미 아침이 밝아 있었다. 빛이 ��게 쏟아졌고, 깨고 �서야 깜빡 잠이 든걸 알�다. 황급히 몸을 일으켜 주위를 �러봤고 졸음을 못이긴 자신을 꾸짖었다. 좀 더 경계를 늦추지 말�어야 했다. 들키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다.

달리는 마차� 덜컹거림이 줄어들었다. 어느덧 평평해진 길 덕분이었다. 토르는 고개를 숙여 길이 얼마� � 다듬어졌는지 직접 확인했다. 돌멩이� 도랑 ��가 없었다. �질�질한 조개 껍데기로 이어 만든 길이었다. 길을 보아�니 마차� 목적지가 왕궁인 게 틀림없었다. 심장이 다시 두근거렸다.

마차 밖으로 살펴본 광경은 가히 압도적이었다. 티 �� 없이 깨끗한 거리는 활기가 �쳤다. 세상� 모든 물건들을 실은 듯한 �갖 종�� �레들이 거리를 빼곡히 메웠다. 한 �레에는 모피가 다른 �레에는 양탄자가 � 다른 �레에는 닭이 한 가득 실려 있었다. 그 사이로 보이는 �백 명� 상인들 중 일부는 왕실로 향했고 그 중 일부는 양 손 가득 물건이 가득 쌓인 바구니를 들고 있었다. 길다란 막대기에 잔뜩 매단 비단 꾸러미를 사내 넷이서 �란히 이고 �겼다. 엄청난 인파�고 모두 같은 방향을 따라 걸어갔다.

생기가 느껴졌다.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많은 물건들과 다양한 광경은 난생 �음이었다. 사는 동안 자그마한 시골마을을 벗어� 본적이 없었다. 그런데 지금 토르가 있는 곳은 다름아닌 어마어마한 인파� 중심부�다.

시끄러운 소음이 들렸다. 쇠사슬이 요란�게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함� 엄청난 크기� 목조교량이 밑으로 내려�며 땅이 진동했다. 잠시 후 마차를 이끄는 말들이 �무 위를 지�가며 딸각거리는 말발굽 소리를 냈다. 밑을 내려다 보니 말들이 지�는 건 목조교량이었다. 말로만 듣� 도개교�다.

고개를 밖으로 쭉 빼고 거대한 돌기둥과 쇠못이 박힌 철문을 �려다봤다. 마차는 왕실� 성문을 통과�는 중이었다.

지금껏 보아� 모든 문을 통틀어 크기가 가장 컸다. 토르는 철문에 난 못을 살폈다. 철문이 내려�면 토르를 �으로 가르고도 남을 정도�다. 경이로웠다. 성문 입구에서 엄�중인 네 명� 실버 대원이 보이자 심장이 더욱 두근거렸다.

마차는 다시 길고 긴 석조터널을 지났고 터널이 끝�고 �서야 머리 위로 푸른 ��이 보�다. 왕궁 내부�다.

믿기 �든 광경이었다. 왕궁 안은 더욱 활기가 �쳤다. �천 명� 사람들이 보이는 곳마다 무리를 지어 서성거렸다. 어마어마한 규모� 잔디밭이 완벽�게 손질�어 있었고, 주변은 �통 만발한 꽃들로 화려함이 극에 달했다. 그 어느 곳보다 드넓은 길이 펼쳐져 있었고 그 길을 따라 상점과 노점 및 석조 건물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었다.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들어�건 멋지게 갑�을 차려 입은 실버�다. 꿈꿔왔� 왕궁에 도착한 순간이었다.

토르는 흥분에 못 이겨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. 순간 마차가 멈췄고 그 바람에 토르는 중심을 잃고 뒤로 몸이 젖�져 덤불 위로 �어졌다. 몸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�무걸쇠가 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눈앞에 화가 잔뜩 난 넝마 차림� 늙은 사내가 �타났다. 마부는 짐칸으로 들어와 앙상한 손으로 토르� 발목을 잡아 밖으로 끌어냈다.

거� 날다시피 바닥에 내팽개쳐진 토르� 꼬꾸라진 등 뒤로 흙먼지가 일어났다. 주변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.

“다음에 � 내 마차에 타면 쇠고랑을 차게 될 줄 알아! 내가 지금 실버를 �출�지 않는걸 천만다행으로 여기라고!”

마부는 뒤로 돌아 침을 뱉고는 서�러 마차에 �라타 말을 채찍질했다.

창피해진 토르는 천천히 신발을 주워 신었다. 주위를 �러보니 행인 한 두 명이 걸음을 멈추고 킥킥대고 있었다. 그들이 시선을 돌릴 때까지 토르도 �같이 그들을 비웃었다. 몸에 묻은 먼지를 털고 팔을 문질렀다. 자존심은 상했지만 다친 곳은 없었다.

주변을 �러보고 �니 다시 기분이 밝아졌다. �란한 광경에 눈이 부셨고 마침내 왕궁에 도착했다는 사실에 행복했다. 게다가 마차 안에서보다 훨씬 자유롭게 왕궁을 구경할 � 있었다. 끝도 없이 시선을 타고 펼쳐지는 왕궁� 모습은 가히 경이로웠다. 중심부에는 으리으리한 석조 궁전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주변은 요새�럼 우뚝 솟은 석조성벽이 에워싸고 있었다. 성벽 위 곳곳에서는 근위대가 근무를 서고 있었다. 정성스레 손질된 푸른 들판들이 이곳 저곳 드리워져 있었고 �무 숲과 다�� 석조 광장 및 분�들이 그곳을 조화롭게 꾸미고 있었다. 이곳이 바로 도시�다. 그리고 이 도시란 곳엔 인파가 �쳐났다.

� 사방이 상인들, 병사들, 고위 인사들 등 다양한 출신들로 북적거렸고 모두 무언가에 쫓기듯 바�게 움직�다.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에야 뭔가 특별한 행사가 진행�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�다.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며 행사가 마련�는 과정을 지켜보�다. �자가 놓이고 제단이 세워졌다. 결�식 준비 같�다.

저 멀리 마상 경기장 안으로 도로와 경계선이 보이자 토르� 심장이 다시 두근거렸다. 다른 구장에서는 병사들이 먼 거리� 목표물을 향해 창을 �지고 있었고, � 다른 구장에서는 궁�들이 짚으로 만든 목표물을 조준�고 있었다. 사방이 경기와 시합으로 가득했다. 음악소리도 들려왔다. 연주자들이 가득했고, �트, 플루트, 심벌즈� 선율이 울렸다. 와인과 초대� 케이크, 식사가 �겨졌고 탁자가 세워졌다. 눈에 들어�는 모든 곳에서 연회준비가 한창이었다. 장대한 축제� 한복판에 이제 막 들어선 느낌이었다.

그러� 이 모든 것에 황홀함을 느낄�록 왕� 부대를 찾아야 한다는 마음이 토르를 보�다. 이미 늦긴 했지만, 어떻게 해서든 자신� 진가를 알리고 싶었다.

토르는 가장 먼저 눈에 들어� 늙은 사내에게 다가갔다. 핏물이 베인 �차림을 보아�니 정육점 주인 같�는데 어디론가 바�게 걸어가고 있었다. 이곳� 사람들은 모두 ��같이 시간에 쫓기는 모양새�다.

“실례합니다.”

토르가 남자� 팔을 붙잡아 세웠다.

“무슨 일이지, �야?”

“왕� 부대를 찾고 있어요. �시 그 훈련장이 어�지 아세요?”

“내가 지도로 보이냐?”

남자는 토르에게 면박만 주고 급�게 가� 길을 재촉했다.

무례함에 어안이 벙벙해졌다.

서�러 다른 사람에게 갔다. 긴 탁자 위에서 밀가루를 �죽�고 있는 소녀�다. 탁자 위로 소녀 여러 명이 열심히 일을 �고 있었다. 이들 중 적어도 한 명은 길을 알 것 같�다.

“실례합니다. 아가씨, 왕� 부대 훈련소가 어�지 알 � 있을까요?”

이들은 서로� 얼굴을 쳐다보고 킥킥거렸다. 그 중 몇 명은 토르보다 서너 살 �이가 많아 보�다.

가장 �이 많은 소녀가 토르를 쳐다봤다.

“장소를 �못 찾아왔어. 우린 지금 축제 준비 중이야.”

“그렇지만 왕� 부대는 왕궁 안에서 훈련 받는다고 ��데요?”

토르는 �란스러웠다.

이들은 다시 한번 싱긋 웃어댔다. 소녀는 허리 위에 손을 얹고 고개를 저었다.

“생전 �음 왕궁에 와본 사람 같이 굴고 있잖아. 여기가 얼마� 큰지 모른단 말이니?”

토르� 얼굴이 빨개졌다. 이들은 �� �씩 웃어대다 결국 다 함� 박장대소했다. 놀림 당한 마음에 기분이 언짢�다.

눈 앞엔 열두 갈�� 도로가 펼쳐져 있었다. 굽이굽이 난 길은 모두 왕궁을 가로질렀다. 돌로 된 담벼락 사이마다 적어도 12개 이상� 출입문이 들어서 있었다. 왕궁� 크기와 규모는 가히 압도적이었다. 몇 날 며칠을 찾아도 훈련장을 못 찾을 것 같은 불길한 �감이 들었다.

순간 �안이 떠�랐다. 병사들이라면 누구� 훈련장 위�를 알고 있었다. 병사에게 말을 거는 건 긴장됐지만 그 방법밖에 없었다.

뒤돌아 성벽으로 달렸다. 출입구 가장 가까이 근무중인 근위병을 찾아갔다. 행여 메�기라도 당�지 않을까 �는 두려움 마음을 애써 숨겼다. 눈 앞� 근위병은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정면을 주시�고 있었다.

“왕� 부대를 찾고 있습니다.”

토르는 최대한 자신감 있어 보이도록 신경 써서 말을 건넸다.

잠깐� 정적 뒤에 근위병이 냉소를 지으며 시선을 내렸다.

“어디 있는지 말해주시겠어요?”

“무슨 볼일이 있는 거지?”

“아주 중요한 일입니다.”

토르는 애원�듯 대답했고 더 이상 근위병이 캐묻지 않길 바랬다.

근위병은 토르를 무시�고 다시 정면을 주시했다. 대답을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�감이 들었다.

그러� 한참 뒤, 근위병이 입을 열었다.

“동문으로 �가서 북쪽으로 쭉 가. 왼쪽에 있는 세 번째 문으로 가서 �른쪽으로 빠져. 그리고 다시 �른쪽으로 빠져. 두 번째 석조 원� 구조물을 지�면 그곳으로 가는 문이 있어. 그러� 가봐야 시간 낭비야. 방문객은 받지 않아.”

대답은 충분했다. 일초도 낭비�기 싫어 재빨리 뒤돌아 들은 대로 뛰었다.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머릿속으로 길을 �복해 읊었다. 해는 이미 중천이었고 너무 늦기 않게 훈련장에 당도�기만을 마음속으로 기원했다.

*

깨끗한 조개 도로 위로 왕궁을 이리저리 가로지르며 사력을 다해 달렸다. 길을 잃고 헤맬까 두려워 가능한 한 일러준 대로 따라갔다. 저 멀리 안뜰 끝에 여러 개� 문이 보�고 그 중 왼쪽 세 번째 문을 통과한 뒤 이어지는 행렬을 따라 한 길 한 길 건너갔다. 토르가 뛰는 방향은 사람들과 정 �대�다. �천 명이 도시로 몰려든 덕분에 시간이 지날�록 인파가 거세졌다. �트 연주자, 곡� 꾼, 광대 등 �갖 재능을 갖� �능인들을 비롯해 한껏 차려 입고 ��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히며 사람들 사이를 헤쳐 �갔다.

토르가 빠진 채로 진행�는 부대원 심사는 상상조차 �기 싫었다. 훈련장만 생각�며 훈련장�럼 생긴 건물만을 찾아 거리를 뒤졌다. 원�� 석조건물 끝에 � 다른 길이 이어져 있었다. 그 길을 따라가다 보니 저 멀리서 훈련장으로 보이는 완벽한 원�� 석조 콜로세움이 조그맣게 보�다. 큼지막한 정문 한가운데는 보초병으로 보이는 병사들이 있었다. 정문 밖으로 울려 퍼진 ��성이 희미�게 귓가를 스쳤고 덕분에 심장이 두근거렸다. 왕� 부대 훈련장이 틀림없었다.

전속력으로 달리자 숨이 턱 끝까지 차 �랐다. 정문 앞으로 다가간 순간 보초병 두 명이 �와 창살을 겨누며 길을 막�다. 그리고 � 다른 보초병이 앞으로 걸어��며 손바닥으로 토르를 막아 섰다.

“멈춰라.”

토르는 숨을 헐떡거리며 멈췄다. 얼굴엔 흥분된 표정이 고스란히 드러� 있었다.

“이해…… 못 �시……겠지만”

토르는 숨을 고르느라 더듬거렸다.

“저는 꼭 저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. 늦었습니다.”

“어디에 늦었다는 건가?”

“부대원 심사요.”

짤막한 키에 얼굴엔 곰보자국이 가득한 뚱보 보초병이 뒤로 돌아 냉소적인 눈빛� �머지 보초병들과 시선을 교�했다. 그러더니 이내 몸을 돌려 깔보는 눈빛으로 토르를 살폈다.

“이미 몇 시간 전에 왕실 �송실에서 심사가 시작됐다. 선발�지 않은 자는 입장할 � 없다.”

“이해�기 �드시겠지만 전 꼭.”

보초병이 다가서서 토르� 상�를 움켜쥐었다.

“이해를 못�는군, 건방진 꼬맹이.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너 따위가 들어가겠다는 거냐? 당장 구금�기 싫으면 돌아가.”

보초병에 밀쳐진 토르는 뒷걸음질 쳤다.

밀쳐진 가슴팍이 따끔했다. 그러� 이보다 출입을 거부당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쓰라렸다. 화가 �밀었다. 고작 보초병에게 밀려 심사도 제대로 못 받고 돌아가려고 이곳까지 � 게 아니었다. 무슨 �를 써서든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.

뚱보 보초병이 동료들에게 돌아가자 토르는 천천히 그곳을 빠져 �와 시계방향으로 콜로세움을 돌�다. 품은 계획이 있었다. 보초병� 시야를 피해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�껏 뛰어�라 벽을 타고 건물을 �어갈 생각이었다. 토르는 보초병을 마지막으로 확인한 뒤 전속력을 다해 벽을 뛰어 �었다. 건물� 절�쯤 진입했을 때 경기장으로 안내�는 � 다른 출입문들이 눈에 들어왔다. 그곳� 석조 출입문들은 모두 아��으로 �� 높이 솟아 있었고 쇠로 된 빗장이 단단히 걸려 있었지만 단 한곳만은 �외�다. � 다시 들려�는 함성소리에 토르는 선� 위로 몸을 일으켜 내다봤다.

심장박동이 빨라졌다. 어마어마한 원� 경기장 안을 �십 명� 선발대원이 메우고 있었다. 토르� �들도 보�다. 줄을 맞춰 정렬한 이들 앞엔 실버대원 열 두 명이 서 있었다. 대원들은 이들 사이로 걸어가 선발된 인원을 확인했다.

선발대원 무리 ��는 �으로 빠져 있었다. 그들은 실버 대원들� 주시 �에 창을 �져 멀리 떨어진 목표물을 맞추고 있었다. 그 중 한 명이 목표물을 놓쳤다.

그 모습에 울화가 터졌다. 토르라면 충분히 목표물을 맞추고도 남�다. 토르는 저들과 비교해 모자랄 게 없었다. 단지 조금 어리고 몸집이 그들보다 아주 조금 작다는 이유만으로 선발�지 못한 건 불공평했다.

난데없이 등뒤로 손길을 느껴졌다. 순간 그대로 낚인 토르는 뒤로 날아가 바닥에 매몰차게 내동댕이 쳐져 숨이 멎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.

�려다보니 아까 그 보초병이 비꼬는 얼굴로 토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.

“내가 뭐라고 했지, 꼬맹이?”

토르가 채 일어�지도 못했는데 보초병은 몸을 쭉 빼 토르에게 거센 발길질을 가했다. 보초병� 발에 맞은 순간 토르는 갈비뼈에 �리한 타격을 느꼈다.

다시 한번 보초병이 발을 들어�렸을 때 토르는 공중에 뜬 보초병� 발을 잡�다. 덕분에 보초병은 중심을 잃고 보기 좋게 �어졌다.

그사이 재빨리 토르가 몸을 일으켰고, �어진 보초병도 몸을 일으켜 세웠다. 토르는 자신이 한 짓에 너무 놀란 �머지 보초병� 눈�를 살폈다. 보초병은 눈을 번뜩이며 토르를 마주보고 있었다.

“네가 널 구금만 시키고 끝낼 줄 아� 본데.”

보초병이 씩씩거렸다.

“대가를 톡톡히 �르게 해줄게. 감히 폐�� 병사에게 손을 대다니. 왕� 부대에 가입�려는 꿈은 이제 접어라. 지� 감�에서 썩을 각�� 해둬. 운이 좋아야 다시 세상 구경 �겠지!”

보초병은 족쇄가 달린 쇠사슬을 꺼내 앙갚음을 �겠다는 표정으로 토르에게 다가갔다.

초조함이 극에 달한 순간이었다. 구금이라니, 말도 안됐다. 그렇다고 구금을 면�자고 폐�� 병사를 다�게 할 �도 없는 노릇이었다. 뭔가 살길을 찾아야 했다. 지금 당장.

새총이 생각났다. �사적으로 새총에 돌을 끼워 조준했고 돌멩이가 날아갔다.

허공을 가르고 날아간 돌멩이는 족쇄에 명중한 뒤 깜짝 놀란 보초병� 손가락을 맞췄다. 족쇄가 땅으로 떨어지자마자 보초병은 손을 뒤로 빼 앞뒤로 흔들며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.

보초병은 살기를 가득 띤 얼굴로 검을 뺐다. 독특한 금속 고리가 가득 박힌 검이었다.

“방금 전 돌멩이는 네 생애 마지막 실�가 될 거다.”

보초병은 무섭게 위��며 토르에게 돌진했다.

선택� 여지가 없었다. 더 이상 곱게 보내주지 않을 것이 뻔했다. 돌멩이 ��를 다시 새총에 끼우고 �졌다. 신중�게 조준했다. 보초병을 자제시켜야 했지만 죽이고 싶진 않�기에 심장, 코, 눈, 머리가 아닌 그를 멈출 � 있게 해줄 단 한 곳을 겨냥했다.

사타구니.

�� 세기를 조절해 보초병이 쓰러질 정도� �만 가했다.

명중이었다.

보초병은 검을 떨어드리고 무릎을 꿇었다. 사타구니를 붙잡고 쓰러져 몸을 동그랗게 말고 데굴데굴 굴렀다.

“넌 참� �이야.”

고통스런 신음소리가 이어졌다.

“경비! 경비!”

저 멀리서 달려�는 여러 명� 보초병이 보�다.

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었다.

일말� 망설임도 없이 창문 난간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. 난간으로 몸을 날려 경기장 안으로 뛰어들어가 주목을 끌어야 했다. 그리고 토르를 막는 모든 사람들과 겨뤄야 했다.




제 5장


맥길 왕은 궁전� 상부에 위�한 아늑한 집회장에 앉아 있었다. 사적인 용무를 �리할 때 주로 이용�는 곳이었다. 왕은 �무조각이 새겨진 목조 왕좌에 앉아 눈 앞에 서있는 네 명� 자식을 마주했다. 첫째 왕자 캔드릭. 스물 다섯� �이에 훌륭한 실버 전사이자 진정한 신사. �제들 중 맥길 왕을 가장 많이 닮�지만 아이러니�게도 그는 맥길 왕이 �� 전 마음속에서 지운 � 연인과� 사이에서 둔 자식이었다. 왕은 캔드릭을 �머지 자식들과 함� 키웠다. �음에는 왕비가 �대�고 �섰지만 캔드릭을 후계에서 배제시키는 조건으로 이내 받아들여졌다. 이 때문에 왕은 � 마음 한구석이 아팠다. 맥길 왕이 아는 한 캔드릭이야 말로 왕위에 가장 적합했고 �심� 여지없이 왕위를 �겨주고픈 자식이었다. 왕국� 후계자로 캔드릭보다 �은 적임자는 없었다.

캔드릭 �에는 그와 완벽한 대비를 이루는 �째 왕자가 서 있었다. �째라고는 �지만 그야말로 왕과 왕비� �통을 물려받은 적자들 중에서도 장자�다. 스물 셋. 왜소�고 마른 뺨과 한곳에 시선을 �� 두지 못�는 갈색 눈을 가진 개리스 왕자. 성격 �한 첫째 왕자와 정 �대�다. 캔드릭 왕자가 지니지 않은 천성은 모두 개리스 왕자� 몫이었다. 캔드릭 왕자는 솔직했지만 개리스 왕자는 � 생각을 숨겼다. 캔드릭 왕자는 훌륭�고 고귀한 품성을 지녔지만 개리스 왕자는 불성실�고 교만했다. 맥길 왕은 자신� 핏줄을 미워한다는 사실이 고통스러웠다. 개리스 왕자� 천성을 고�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그� 소년기를 지켜보며 이마저도 포기했다. 왕은 개리스 왕자� 천성이 그� 운명이라고 판단 내렸다. 안 좋은 �미에서 개리스 왕자는 계략적이었고 권력에 굶주려 �는 만큼 야심이 �쳤다. 더욱이 개리스 왕자는 여성에게는 애정을 품지 못�고 여럿� 동성 애인을 사귀었다. 맥길 왕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고 이 일로 왕자를 비난�진 않�다. �히려 왕이 비난한 건 절대로 간과할 � 없는 그� 사악함과 교활한 천성이었다.

개리스 왕자 �에는 왕� �째 여식 그웬돌린 공주가 서 있었다. 이제 막 열여섯이 된 공주는 맥길 왕이 지금껏 본 그 어느 소녀보다 아름다웠고 더욱이 외모보다도 빼어난 천성을 지녔다. 공주는 상냥�고 자비로우며 정직했고 맥길 왕이 아는 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숙녀�다. 이련 면에서 공주는 캔드릭 왕자와 닮아 있었다. 공주� 눈빛에는 사랑�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딸� 애정이 충만했고 시선에서는 왕에 대한 충성심이 가득 느껴졌다. 맥길 왕은 그 어느 왕자 보다 그웬돌린 공주가 자랑스러웠다.

공주� �은 맥길 왕� 막내 리스 왕자가 지키고 있었다. 얼마 전 열네 살 성인이 됐고, 긍지와 기백이 ��는 인물이었다. 리스 왕자가 왕� 부대에 선출�기까지� 과정을 맥길 왕은 흐뭇�게 지켜봤다. 맥길 왕은 리스 왕자� 앞날을 이미 짐작할 � 있었다. 자식들 중 가장 빼어난 아들로서 훗날� 훌륭한 지도자감이었다. 그러� 지금은 너무 일렀다. 아직 왕이 �기엔 한참 어리고 배워야 할게 많�다.

눈 앞에 서있는 왕자 셋과 공주 한 명을 찬찬히 뜯어보고 있자니 왕� 마음엔 만감이 교차했다. 자부심과 실망감이 교차했다. 자식 두 명이 이 자리에 불참한 사실에 한편으론 화가 �고 신경 쓰�다. 가장 연장자인 첫째 루안� 공주는 물론 결�식 준비에 열중해야 했고 서부 왕국으로 시집을 가기 때문에 ��� 후계자 선임 자리에 참석할 이유가 없었다. 그러� 열여 덜, 고드프리 왕자는 불참했다. 왕은 이에 대한 모욕감으로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.

고드프리 왕자는 어릴 적부터 왕권을 존중�지 않�다. 확실한 건 왕자가 후계에도 관심이 없고 왕위 후보감도 �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. 왕이 제일 실망한 건 바로 고드프리 왕자가 이 모든걸 뒤로�고 술집에서 비열한 친구들과 어울려 술로 인생을 허비�고 이로써 왕족에게 전에 없� ��심과 불명�를 안겨주는 왕자� 행실이었다. 왕자는 대부분� 시간을 잠이� 술로 보내는 태만한 생활을 즐겼다. 고드프리 왕자� 불참에 왕은 한편으론 안도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참을 �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. 허� 실상은 왕도 이미 짐작했� 일이었기에 아침 일찍 술집으로 사람들을 보내 왕자를 데려�라 미리 명해뒀다. 맥길 왕은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�며 그들� 당도만을 기다렸다.

순간 왕자들과 공주가 일제히 뒤를 돌아봤다. 흐트러진 모습� 고드프리 왕자가 고약한 술 냄새를 풍기며 덥�룩한 얼굴에 �을 �쯤 입은 �상으로 서 있었다. 고드프리 왕자는 �제들에게 미소를 지어 보�다. 건방진 모습이었다. � �외 없이.

“아버지, 안녕�세요. 제가 볼거리를 놓쳤�요?”

“�제들 �으로 가서 조용히 있거라. 그렇지 않으면 �는 � 없이 일� �용자들과 마찬가지로 널 �용소에 가두는 �밖에 없구�. 삼일 간 식사도 없고 술도 아주 조금만 허락�겠다.”

교만함을 드러내며 고드프리 왕자가 왕을 노려봤다. 왕은 그� 눈빛 속 어�가에 깊이 내제�고 있는 �을 감지했다. 고드프리 왕자� 천성을 대변�는 �. 언젠가 고드프리 왕자를 바르게 이끌어줄 뭐라 설명�기 �든 광채�다. 만약 왕자가 자신� 인품을 다스릴 �만 있게 된다면 말이다.

�항은 짧게 끝났다. 10초 정도 왕을 주시했� 왕자는 결국 �긍한 채 느릿느릿한 걸음걸이로 �제들에게 향했다.

맥길 왕은 눈 앞� 다섯 자식을 살펴봤다. 사생아, 동성애자, 술주정뱅이, 딸, 막내아들. ��한 조합이었다. 이들 모두 자신� �육이란 게 믿기 �들 정도�다. 그리고 맥길 왕은 ��, 첫째 공주� 결�식 날, 여기 서있는 자식들 중에서 후계를 골라야 �는 과업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. 이런 부조리가 어디 있단 말인가?

전부 쓸모 없는 짓이었다. 맥길 왕은 �재 전성기에 있었고 앞으로도 30년은 족히 왕권을 장악�고도 남�다. 누구를 후계자로 선택�든 적어도 향후 몇 십 년 뒤에서야 왕위를 계승�게 된다. 후계를 정�는 전통에 맥길 왕은 진절머리가 났다. 선대 왕들에겐 그 시기가 적절�게 맞아떨어졌을지 몰라도 지금은 후계를 임명할만한 시기가 아니었다.

왕은 목을 가다듬었다.

“우리는 모두 대대로 내려�는 전통을 계승�기 위해 이 자리에 모�다. 알다시피 ��은 내게 후계 선택� 과업이 주어진 첫째 공주� �례 날이다. 후계자는 이 왕국을 다스리게 된다. 내가 죽는다면 가장 왕국을 � 다스릴 적임자는 바로 너희들� 어머니다. 그러� 왕국� 법은 �직 왕� 자식만이 왕권을 계승�도록 명�고 있다. 따라서 �는 선택해야만 한다.”

왕은 잠시 숨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. 무거운 침묵이 공간을 메웠고 자식들 각자� 기대감이 전해졌다. 자식들� 눈빛에서 각각 상이한 속마음이 드러났다. 사생아� 눈빛은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걸 �긍�듯 침착했다. �면 동성애자� 눈빛은 마� 당연히 자신이 지목�리라는 기대감과 함� 야망으로 이글거렸다. 술주정뱅이는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듯 창 밖만 바라볼 뿐이었다. 공주는 애정 어린 눈으로 왕을 바라보고 있었다. 자신이 후계 논� 대상이 아니라는걸 � 알고 있었고 이런 상황과 상관없이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여지없이 드러냈다. 막내 왕자도 공주와 마찬가지�다.

“캔드릭, 난 널 언제� 다른 자식들과 �같이 여겼다. 그러� 왕국� 법에 따라 적자가 아닌 자식에겐 왕위를 물려줄 � 없구�.”

캔드릭이 허리를 숙�다.

“폐�, 그렇게 �시길 바라�니다. 전 지금� 상황에 만족합니다. 이 일로 폐�� 근심을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.”

맥길 왕� 마음이 아파왔다. 왕자� 말에 담긴 진심이 느껴졌고 이에 더더욱 캔드릭 왕자를 후계자로 임명�고 싶었다.

“이제 네 명이 남�구�. 리스, 넌 이제껏 내가 본 중에 가장 훌륭한 청년이야. 그러� 후계 논�� 대상이 �기엔 아직 너무 어리구�.”

“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.”

리스왕자가 허리를 굽� ��를 갖췄다.

“고드프리, 넌 세 명� 적자 중 ��다. 그러� 넌 술집에서 타락을 일삼으며 인생을 낭비�는 삶을 택했지. 넌 가질 � 있는 모든 특권을 다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 모든걸 내쳤어.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실�가 있다면 그건 바로 네가 �겠지.”

고드프리 왕자는 얼굴을 찌푸리며 불편한 듯 몸을 이리저리 움직�다.

“그럼 제 볼일은 더 이상 없는 거죠. 다시 술집이� 가야겠어요, 그�도 �겠죠, 아버지?”

성급히 모욕적인 인사를 건넨 고드프리 왕자가 몸을 돌려 집회실 한가운데를 가로질렀다.

“돌아�거라!”

왕이 �통쳤다.

“당장!”

고드프리 왕자는 맥길 왕을 무시한 채 걸음을 멈추지 않�다. 집회실 문을 열어보니 문 밖에 경비병 두 명이 보�다.

�문을 모르는 경비원들이 노여움에 가득 찬 맥길 왕� 눈�만 살필 뿐이었다.

그러� 고드프리 왕자는 아랑곳 않고 경비원들을 지� 복도로 걸어갔다.

“왕자를 억��라!”

왕이 소리질렀다.

“잡아서 왕비 눈에 뛰지 않게 가두거라. 공주� 결�식에 저 녀석까지 제 어미를 신경 쓰게 만드는 꼴은 못 보겠구�.”

“네, 폐�.”

경비병들은 문을 닫고 재빨리 왕자에게 뛰어갔다.

얼굴이 붉어진 왕은 진정�기 위해 애써 숨을 가다듬었다. �천 번도 �게 무슨 �못을 했기에 고드프리 같은 자식을 얻었는지 �문을 품었다.

왕은 다시 남은 자식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. 네 명 모두 침묵 속에서 왕을 바라보고 있었다. 왕은 크게 숨을 쉬며 본론으로 들어갔다.

“이제 두 사람 남�구�. 이 � 중에서 후계자를 지목�겠다.”

왕은 공주에게 시선을 돌렸다.

“그웬돌린, 네가 지목됐다.”

왕을 제외한 모두가 경악했다. 자식들 모두가, 그리고 그 중에서도 그웬돌린 공주가 가장 충격 받�다.

“정확�게 말씀�신 건가요, 폐�?”

개리스 왕자가 재차 확인했다.

“그웰돌린이라고 말씀�신 건가요?”

“폐�, �광스럽습니다.”

그웬돌린 공주가 입을 열었다.

“그렇지만 따를 �가 없어요. 전 여자잖아요.”

“그렇긴 �지, 맥길 왕가에서 여자� 몸으로 왕위에 �른 일은 없었지. 그러� 이제는 전통을 바꿀 때도 됐다는 판단이 섰구�. 그웬돌린, 넌 내가 지금껏 봐� 그 어느 소녀보다 마음과 정신이 훌륭�단다. 아직 왕위에 �르긴 젊지만, 신� 가�가 있다면 이 아비가 그리 빨리 죽진 않을 거다. 그리고 네가 왕위에 �를 즈음이면 충분히 왕국을 다스릴 만큼 �명해져 있을 거다. 왕국은 네 소유가 될 거다.”

“그렇지만 폐�!”

언성을 높인 개리스 왕자� 얼굴은 이미 잿빛이었다.

“저야말로 적자 중 장자입니다! 언제� 맥길 가문에선 장자가 왕권을 물려 받�습니다.”

“왕� 결정이다.”

맥길 왕이 어두운 목소리로 대답했다.

“그리고 전통도 짐이 좌우한다.”

“그러지만 불공평해요.”

개리스 왕자가 투덜대는 말투로 �소�기 시작했다.

“제가 바로 왕이 돼야 한다고요. 제 여동생이 아니라. 여자는 안돼요!”

“입을 다물라!”

결국 왕은 분노에 떨며 고함을 질렀다.

“감히 내 결정에 �문을 품는다는 것이냐?”

“제가 계집애한테 밀리다니요? 저를 그 정도로 �찮게 보신 겁니까?”

“이미 결정을 내렸다. 존중�도록 �거라. 다른 모든 결정들에 그랬듯이 순순히 �긍�거라. 이제 모두 자리를 떠도 좋다.”

자식들 모두가 왕에게 ��를 차린 뒤 서�러 그곳을 벗어났다.

그러� 개리스 왕자만이 �가지 않고 문 앞에서 멈췄다. 도저히 자리를 떠날 �가 없는 모양새�다.

왕자는 다시 돌아와 맥길 왕과 독대했다.

개리스 왕자� 얼굴엔 실망감이 가득했다. 분명 �� 후계자로 지명�리라 확신했을 것이다. 더군다� 왕자는 절실�게 그 자리를 탐냈다. 맥길 왕도 이를 � 알고 있었고 그것이 바로 개리스 왕자가 후계자로 지명�지 못한 결정적 이유�다.

“왜 절 미워�시는 거죠, 폐�?”

“미워�지 않는다. 단지 네가 왕위를 계승할만�다고 생각�지 않�다.”

“왜 그렇게 생각�시는 거죠?”

“그것이야 말로 네가 갈망�는 것이니까.”

개리스 왕자� 얼굴이 검붉게 물들었다. 맥길 왕은 개리스 왕자� 천성을 확실�게 일깨워주었다. 왕자� 눈빛에서 도저히 상상도 할 � 없었� 증�심이 왕을 향해 이글거리고 있었다.

개리스 왕자는 아무 말도 없이 사력을 다해 문 밖을 �갔고 덕분에 큰 소리를 내며 문이 쾅 닫�다.

문이 닫히는 소리에 맥길 왕은 �싹한 전율을 느꼈다. 개리스 왕자가 자신을 보� 눈빛이 떠�랐다. 자신을 향한 아들� 증�심이 적들� 증�심보다 깊다는 걸 알 � 있었다. 그리고 그 순간 아르곤� 암시가 떠�랐다. 가까이에 있는 위�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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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 6장


토르는 죽을 �을 다해 드넓은 훈련장 안으로 뛰어들었다. 뒤에서 바짝 쫓아�는 보초병들� 발소리가 귓가를 울렸다. 경비병들은 무더운 날씨 속에서 흙먼지가 가득한 운동장을 달리며 토르에게 욕설을 퍼부었다. 토르� 시야에 선발대원들이 들어왔다. 토르보다 약간 더 �이가 많고 �이 세다는 것 외엔 별다를 게 없는 �십 명� 소년들이었다. 이들은 훈련과 함� 다양한 대�을 이뤄 심사를 받는 중이었다. 일부는 활을 쐈고 일부는 창을 �졌으며 일부는 작살을 잡는 훈련에 몰두�고 있었다. 목표물들이 꽤 떨어진 거리에 있었음에도 거� 모두가 완벽�게 명중시켰다. 이들이 바로 토르� 경쟁자들이었고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.

그들 사이로 진짜 전사들이 있었다. 실버 대원들이 넓게 �원을 그리며 선발대원� 몸짓을 ���� 주시했다. 평가가 한창이었다. 최종 선택을 받을 이들과 집으로 돌려보낼 후보들을 엄선중이었다.

토르야말로 자신� 진가를 알려 그들� 눈에 들어야 했다. 곧 보초병들이 눈앞에 닥칠게 뻔했고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실버 대원들에게 자신을 각인시킬 � 있는 유일한 기회�다. 그러�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? 초조해진 마음을 안고 운동장 정 중앙으로 황급히 뛰어갔고 절대 집으로 돌려보내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.

전속력으로 운동장에 돌진�는 토르� 모습이 보�다. 몇몇 선발대원들이 아� 동작을 멈추고 토르에게 시선을 고정했고, 일부 실버 대원들도 마찬가지�다. 얼마 지�지 않아 토르는 자신에게 주목된 모두� 시선을 느꼈다. 모두들 당황한 얼굴로 도대체 누구길� 보초병 세 명을 달고 운동장 한가운데로 돌진�는지 �문을 품었다. 토르가 실버에게 심어주고 싶은 첫인상과는 정 �대�다. 평생토록 왕� 부대에 선발�기를 꿈꿔 왔지만 이런 상황을 그려본 적은 없었다.

달리는 л‚ґл‚ґ 당장 л­? н• м§Ђ кі лЇјмќґ к°Ђл“ќн–€м§Ђл§Њ кі§ мќґлџ¬н•њ мѓќк°ЃлЏ„ мќ?лЇёк°Ђ 없어졌다. 거구мќ? н•њ м„ л°њлЊЂм›ђмќґ лЏ‹ліґмќґкі  싶은 욕심에 토르를 м њм••н•?л ¤ м•ћмњјлЎњ л‚?섰다. 장대 к°™мќґ нЃ° 키에 к·јмњЎмњјлЎњ л??л?? л­‰м№њ м†Њл…„мќЂ 토르보다 몸짓이 л‘ђ л°°лЉ” мЎ±нћ€ лЌ” 컸다. м†Њл…„мќЂ лЄ©кІЂмќ„ м№?켜들고 토르 м•ћмќ„ 막아 섰다. 토르는 мћђм‹ мќ„ кєѕмњјл ¤лЉ” м†Њл…„мќ? кµімќЂ 결심을 ліј м€? 있었다. лЄЁл‘ђк°Ђ ліґлЉ” м•ћм—ђм„њ 토르를 м њм••н•ґ мќґл“ќмќ„ ліґл ¤лЉ” 속셈이었다.

이에 토르는 분개할 � 밖에 없었다. 토르는 소년에게 아무런 불만도 없었고 소년이 �설 자리가 아니었다. 그런데도 불구�고 거구� 소년은 가산 점을 챙기기 위해 토르에게 싸움을 걸고 있었다.

거구� 소년과 가까워질�록 그� 체구에 놀라지 않을 � 없었다. 우뚝 서서 토르를 노려보는 얼굴 위로는 두껍고 검은 머리카락이 이마까지 덮여 있었고 그 누구보다 크고 뚜렷한 사각 턱을 가지고 있었다. 아무리 때려봐야 작은 상� �� 생기지 않을 것 같은 몸이었다.

목검을 쥔 거구� 소년이 토르에게 돌진했고 당장 �를 쓰지 않으면 꼼짝없이 당할 �밖에 없었다.

�사적으로 새총을 꺼내 돌을 넣고 잡아당겨 소년� 손을 조준했다. �� 위로 높이 �켜든 검으로 토르를 내리�려는 순간 �져진 돌멩이가 목검을 쥔 손을 정확히 명중했다. 목검은 공중으로 날아갔고 소년은 손을 안절부절�며 비명을 질렀다.

토르는 순간� 망설임도 없이 이 틈을 타 공격에 �섰다. 공중으로 뛰어�라 두 발로 그� 가슴을 타격했다. �지만 떡갈�무를 찬 건지 헷갈릴 정도로 소년� 가슴은 단단했다. 토르가 소년 앞에 착지�는 동안 소년은 겨우 한두 걸음 뒷걸음친 게 전부�다.

�조짐이 좋이 않아,’ 귓가에 맴도는 소리를 들으며 토르는 쿵 �고 착지했다.

재빨리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소년� 그새 선제 공격을 가했다. 허리를 아�로 굽힌 소년은 토르� 등을 잡아 �져버렸고 덕분에 토르는 바닥에 얼굴을 박으며 �가떨어졌다.

순식간에 두 사람 주위를 에워싼 소년들이 일제히 ��했다. 토르는 굴욕감에 얼굴이 뜨겁게 달아�랐다.

토르가 다시 일어서려 몸을 뒤집었지만 거구� 소년이 � 한발 빨랐다. 이미 토르� 몸에 �라타 �짝달싹 못�게 제압한 후�다. 토르가 �식�기도 전에 싸움은 이미 레슬링으로 번져있었고 사지를 짓누르는 어마어마한 무게에 고통스러울 뿐이었다.

�머지 소년들도 주위로 모여들었다. 토르� 귓가에 그들� ��성이 �지막이 들렸다. 모두가 열광적으로 �투를 외쳐댔다. 소년은 잔뜩 찌푸린 얼굴로 토르를 내려봤고 �켜세운 양쪽 엄지손가락을 토르� 두 눈 위로 서서히 내렸다. 믿을 � 없는 상황이었다. 거구� 소년은 정말 토르를 헤�려는 게 분명했다.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선발�고 싶은 간절한 마음인 걸까?

토르는 막판에 가까스로 얼굴을 돌려 손가락을 피했고 소년� 두 엄지 손가락은 그대로 땅 위에 내리 꽂�다. 이 틈을 놓�지 않고 토르는 소년� 몸을 빠져 �왔다.

토르는 몸을 일으켜 세웠고, 거구� 소년도 마찬가지로 땅을 짚고 일어섰다. 소년이 있는 �껏 토르에게 주먹을 날렸지만 다행히 찰�� 순간으로 주먹을 피할 � 있었다. 토르� 얼굴에 바람이 지�갔고 그 강도로 보아 아마 얼굴을 맞�으면 턱이 아작 �고도 남�을 것이 뻔했다. 토르는 가까이 다가가 소년� 복부를 주먹으로 강타했다. 아무런 �응이 없었다. �무를 향해 주먹질을 한 것과 별� 차이가 없었다.

토르가 주먹을 떼기도 전에 소년이 팔꿈�로 토르� 얼굴을 내리쳤다.

엄청난 타격에 �청거리며 뒷걸음질쳤다. 망�로 얻어맞은 것�럼 귀가 윙윙 울려댔다.

비틀거리며 정신을 차리는 동안 소년은 발로 토르� 가슴팍을 가격했다. 토르는 뒤로 날아갔고 바닥에 등뒤로 쓰러졌다. 지켜보� 소년들� ��성이 터져 �왔다.

눈앞이 빙빙 돌�고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거구� 소년이 다시 한번 토르를 발로 차고 얼굴에 주먹을 날려 토르는 바닥에 그대로 죽은 듯이 쓰러졌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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